5,000만원짜리 앵무새, 5,000만원이 넘는 보리수나무…. 경북 경주시 보문로 74의14. 경주시내에서 보문교 삼거리에서 보문로로 좌회전하면 보문관광단지 초입에 새로운 관광명소가 들어섰다. 동궁원이다. 6만4,000여㎡ 부지에 우리나라 최초의 동식물원이었던 동궁과 월지를 현대적으로 재현, 신라의 정서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사계절 관광체험장이다. 식물원과 버드파크, 농업연구 개발 및 체험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지난 10일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아 찾은 동궁원에는 새벽을 달려 먼 곳에서 달려온 관광버스가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동궁원 입구 오른쪽에 위치한 버드파크에 들어서자 수천마리의 새가 재잘거리며 반겼다. 앵무새 플라밍고 펭귄 타조 등 500여종 2,000마리나 된다. 이 중에는 시가 5,000만원을 호가하는 히야신스마코앵무새도 있다. 통로에는 다람쥐들이 먹이를 물고 투명한 아크릴관을 통해 지나다니며 쳇바퀴를 돌렸고, 물속에서 한가로이 자맥질하는 펭귄과 거북, 귀찮다는 듯 눈만 껌벅이는 악어…. 제대로 보려면 한두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에는 금기사항이 있다.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황성춘 버드파크 대표는 "개장식 무료입장일에 2만여명이 한꺼번에 몰린 후유증으로 며칠 사이에 40여마리의 어린 새가 죽었는데, 관람규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원 한 가운데 농업체험공간으로 발길을 돌렸다. 1만송이 토마토 정원과 숨바꼭질 정원, 블루베리, 체리원 등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동궁원의 핵심은 역시 식물원. 5,000㎡ 규모의 동궁식물원은 신라전통 한옥구조로 안압지에서 출토된 것과 같은 모양의 황금치미(雉尾ㆍ용마루 양끝에 부착하는 장식기와)를 올렸고, 연꽃무늬 수막새 엠블렘 장식과 보물 1427호 사자상 조형물이 위엄을 더해주고 있다.
식물원은 첨단 환기시설로 식물 생장의 최적 조건을 유지시켜 주며, 천마도상과 실개천, 재마정, 안압지꽃배로 꾸며져 있다. 야자원 관엽원 화목원 등 테마별로 400여종 5,500본의 희귀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뷰티아야자, 카나리야자 등 아열대식물도 볼 수 있다.
아직 외부 편의시설 일부는 마무리공사가 한창이고 곳곳에 공사용 자재 등이 널려 있는 점이 옥에 티로 지적됐다.
박태수 경주시 문화관광국장은 "삼국사기에 보면 '문무왕 14년(674년) 궁(동궁)내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고 화초와 진기한 새, 동물을 길렀다'는 내용이 있는데, 문헌으로 입증된 최초의 동식물원"이라며 "사계절 전천후 관광지로서 경주의 관광역사를 20년 이상 앞당겨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중무휴로 운영하며, 관람료는 일반 기준 버드파크 1만7,000원, 식물원 식물원 4,000원이며 둘 다 관람할 수 있는 통합권은 1만8,000원이다.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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