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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한국, 중진국 함정 탈피 2007년에 고소득국가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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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한국, 중진국 함정 탈피 2007년에 고소득국가 진입했다"

입력
2013.09.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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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가 2007년을 고비로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에서 벗어나 전 세계에서 25개에 불과한 '고소득 국가'에 진입했다고 세계은행(WB)이 평가했다.

'중진국 함정'이란 2006년 국제통화기금(IMF)이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경제발전 초기 고속 성장하던 개발도상국이 상위 중진국 단계에서 산업구조 고도화, 도시화, 빈부 격차 등 내부 모순으로 성장세를 잃고 정체되는 현상을 뜻한다.

WB는 15일 내놓은 '중진국 함정' 보고서에서 한국은 1950년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의 8.9%에 불과했으나, 83년과 94년 각각 '하위 중소득국'(1인당 소득 미국 대비 15~30%)과 '상위 중소득국'(미국 대비 45~60%)에 진입한 데 이어, 2007년(미국 대비 60% 이상)에는 '고소득국' 반열에 올랐다고 밝혔다. 2000년대 말 이후 성장세 둔화로 한국도 그리스 포르투갈처럼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국제기구가 한국 '중진국 함정' 극복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B는 125개국을 국민소득 수준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는데, 특정 국가가 10년 동안 상위그룹으로 도약하는 확률은 13~23%에 불과했다. 특히 '중진국 함정'이라는 용어가 보여주듯이, 한국처럼 '상위 중소득국'에서 '상위 소득국'으로 올라설 확률은 1%에 머물렀다.

WB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1950~2007년 중 대만과 함께 연 평균 5.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125개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며 같은 기간 미국 경제성장률(2.1%)보다 연 평균 3.8%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WB는 "그리스 포르투갈 태국 말레이시아 등은 '상위 중소득국'에 도달한 뒤 성장률이 꺾이면서 '고소득국' 진입에 실패했으나, 한국과 대만은 성장세가 줄곧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WB는 이와 관련, 태국과 말레이시아 1997년 외환위기 충격을 제대로 극복했다면 2021년과 2016년 선진국 진입이 가능할 수 있었으나, 현재 추세로는 최소 17년과 24년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WB는 유독 한국이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이유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관련 국가에 대한 정책 조언과 관련 "단기 고도성장에 집착하는 것보다는 저소득층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등 포용적 성장을 통해 거시경제의 성장잠재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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