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맹학교에 다니는 양진석(13)군은 지난달 다녀 온 여름 캠프를 떠올리면 지금도 즐겁다. 그는 LG디스플레이와 한국실명예방재단이 강원 횡성의 '숲체원'에서 '숲속음악회'라는 이름으로 1박2일 동안 진행한 캠프에서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름 캠프는 일반 학생들에게 흔한 일이지만 시력이 좋지 않은 양 군 입장에서는 아주 특별하다. 그는
10만 명 중 1명이 앓고 있다는 시신경형성부전 때문에 집이나 학교 이외 활동이 쉽지 않다. 그는 "특히 숲은 나무도 많고 길도 나빠서 혼자 다닐 수 없다"며 "LG디스플레이에서 오신 짝꿍 선생님과 손 잡고 숲길을 걸으면서 여러 가지 놀이도 하고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양 군은 특히 핸드벨 연주가 기억에 많이 남았다. 그는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벨을 손으로 만져보고 흔들면서 소리의 차이를 느껴 보는 게 신기했다"며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서 서툴지만 직접 연주를 해보니 쑥쓰러우면서도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 군은 캠프를 마치면서 소감을 적는 시간에 이틀 동안 친구이자 도우미 역할을 해준 김종민 주임에게 감사의 글을 남겼다. "짝꿍 선생님, 저와 잘 지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카톡 많이해요."
이번 캠프에는 양 군을 포함해 저시력 어린이 24명과 도우미 역할을 한 LG디스플레이 임직원 44명이 참여했다. 저시력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교정 시력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는 0.3미만을 말하는데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 수술 등 어떠한 안과적 치료로도 시력을 되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LG디스플레이가 저시력 아동을 위한 캠프를 시작한 것은 2008년. 디스플레이 기업으로서 국민들에게 눈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한국실명예방재단과 업무 협약을 맺고 저시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국의 저시력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여름과 겨울 2번에 걸쳐 진행하는데 지금까지 약 1,000명이 참가했다.
봉사 활동은 예방과 재활로 나눠서 진행한다. LG디스플레이 이경운 사회공헌팀장은 "저시력은 안과 치료가 불가능해 잔존 시력을 개발하는 재활과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데도 국내에 저시력자를 위한 클리닉이나 재활 훈련 프로그램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캠프는 저시력 감각 향상 교육과 저시력 보조기구 체험, 협동심을 기르는 야외 활동 등 저시력 어린이들의 사회 적응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로 프로그램을 꾸렸다.
캠프가 재활에 초점을 맞췄다면 '찾아가는 초롱이 눈 건강 교실'은 예방을 위한 봉사 활동이다. 특별히 만든 이동검진 차량으로 해마다 전국 40여개 초등학교를 돌며 아이들의 시력 검사를 해준다. 시력 검사가 끝나면 시력 장애우들의 아픔을 느껴보기 위한 체험을 하고, 42인치 9대로 구성된 120인치 대형 LCD 멀티비전을 이용해 눈의 소중함을 다룬 뮤지컬까지 관람한다.
지금까지 총 123개 학교 1만8,000여 어린이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실명예방 사회 공헌 활동 공로를 인정 받아 4월 보건의 날 행사에서 '숨은 유공자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밖에 LG디스플레이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 30일까지 저소득가정 아동에게 건강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맛있는 한끼'라는 주제로 LG드림펀드 추석특별 모금을 하고 있다. 여기서 모인 기금은 20개 지역아동센터의 어린이 700여명에게 급식비로 쓰일 예정이다.
디지털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해 보육원이나 영육아원 등 아동복지시설에 최신 멀티미디어 기기를 제공하고 'IT발전소' 조성 사업도 벌이고 있다. 2008년 경북 김천 임마누엘영육아원을 시작으로 전국 아동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해, 지난해 전남 나주ㆍ전북 전주ㆍ충남 부여 등에 22호점을 열었다.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는 자회사 형태의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통해 사회적 기업도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설립한 나눔누리는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의 장애인 고용 자회사다. 나눔누리는 LG디스플레이 파주 및 구미 공장에서 환경 미화, 차량 세차, 카페 운영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 육성을 통해 장애인 고용을 활성화하고 장애인이 당당히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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