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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도주' 올해 5번째, 또 허둥댄 '느슨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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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도주' 올해 5번째, 또 허둥댄 '느슨 경찰'

입력
2013.09.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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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 사건 피의자가 또 수갑을 찬 채 경찰 눈 앞에서 달아났다. 도주범이 하루만에 붙잡히긴 했지만 올해 들어 벌써 5번째 '수갑 도주'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말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33)씨 도주 이후 관리 매뉴얼을 강화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15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14일 오전 6시 30분쯤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사우나에서 스마트폰을 훔친 혐의로 붙잡힌 원모(33)씨가 경찰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수갑을 차고 도주했다.

당시 스마트폰 분실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로경찰서 신구로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남성의 오른쪽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반대쪽을 사우나 입구에 있던 철제의자 팔걸이에 걸었다. 피해자가 사우나 밖으로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이 경찰관 바로 옆에 있던 이 남성은 의자 팔걸이 약 1㎝ 정도의 틈으로 수갑을 빼낸 뒤 사우나가 있는 건물 8층에서 계단을 통해 도망쳤다. 경찰관이 뒤쫓았지만 3층 계단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며 남성을 놓쳤다. 그는 15일 오후 2시 45분쯤 강북구 미아동 한 PC방에서 붙잡혔다.

앞서 지난달 14일 경기 부천원미경찰서에서는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던 이모(21)씨가 수갑에서 손을 빼내 도주했다 11시간 만에 붙잡혔다. 7월 16일에는 절도 혐의로 검거된 김모(47)씨가 서울 종암경찰서 장위지구대에서 달아났다 하루 뒤 다시 잡혔다. 1월 28일 전주 완산경찰서 효자파출소에서도 절도 피의자 강모(31)씨가 느슨하게 채워진 수갑에서 손을 빼 달아나는 등 수갑이 무용지물이 되는 사례가 끊임 없이 발생하고 있다.

잇단 도주 사건은 수갑을 헐겁게 채우거나 감시를 소홀히 하는 등 현장 경찰관들의 안이한 조치 탓이다. 경찰청이 올해 2월 전국 경찰에 배포한 '피의자 신병관리 요령' 매뉴얼에는 ▦피의자 보호관 2인 이상 지정 ▦일거수일투족 교차 감시 ▦수시로 수갑 상태 확인 등의 내용이 명시됐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특히 구로경찰서 경찰관 2명은 112신고 시 2인 1조로 출동해야 하는 기본 근무수칙조차 지키지 않았다. 한 명만 사우나로 올라갔고 나머지 한 명은 순찰차 근처에서 대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를 놓칠 경우 즉시 상황실에 보고해 인근 경찰들과 공조해야 하지만 자체적으로 건물 근처를 수색하느라 상부 보고도 30분 이상 지체됐다. 이들은 대기발령 조치 뒤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

수갑 도주사건은 도피를 위한 추가 범행 가능성이 커 시민 불안을 증폭시킨다. 5월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조사 중 달아난 이대우(46)씨의 경우 광주 월산동의 한 마트에서 다시 절도를 저지르기도 했다. 도주범 한 명을 잡기 위해 경찰력을 총동원하는 만큼 다른 곳에서 치안에 구멍이 뚫릴 여지도 커진다. 경찰청 관계자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지구대와 파출소를 대상으로 매뉴얼 전파와 근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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