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대표적인 장타자인 김세영(20ㆍ미래에셋)은 뒷심이 강한 선수다. 김세영은 지난 4월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마지막 18번홀 이글, 지난주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17번홀(파3) 홀인원을 기록하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젠 '역전의 여왕'으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김세영이 K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에서도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김세영은 15일 안산 대부도의 아일랜드 골프장(파72ㆍ6,691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더블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김세영은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적어내 공동 2위(8언더파 280타)인 전인지(19ㆍ하이트진로)와 안송이(23ㆍKB금융그룹)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시즌 세 번째이자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다.
김세영은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받아 상금 랭킹 1위(6억2,827만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또 다승 부문에서도 올 시즌 처음으로 3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공동 선두보다 2타 뒤진 공동 3위에서 출발한 김세영은 출발이 좋지 못했다. 2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려 더블 보기를 범하면서 선두에 4타나 뒤처졌다.
하지만 장타자인 김세영은 파5에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6번홀에서 2온을 성공시킨 뒤 첫 버디를 잡아내면서 역전에 시동을 건 김세영은 11번홀(이상 파5)에서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어 상승세를 탔다. 김세영은 경쟁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14번홀과 16번홀(이상 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사냥해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김세영은 "지난 주보다 덜 흥분될 거라 생각했는데, 더 떨린다.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서 "이런 일이 나에게도 생겼다. 신기하다"고 활짝 웃었다.
전날까지 2타 차 공동 선두였던 전인지와 안송이는 1타씩을 까먹어 준우승에 그쳤다. 역전 우승을 노렸던 '슈퍼 루키' 김효주(18ㆍ롯데)는 6언더파 282타 단독 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대부도=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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