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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김치 볼 때 우리 문화 빼앗긴 느낌… 이 악물고 음식 한류의 전도사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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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김치 볼 때 우리 문화 빼앗긴 느낌… 이 악물고 음식 한류의 전도사 됐죠"

입력
2013.09.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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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브라질에선 많은 일본 식품점에서 김치를 만들어 팔아요. 일본 김치를 볼 때마다 우리 민족 고유의 문화를 빼앗기는 것 같아 이를 더 악물고 한식 홍보에 열을 올리게 됩니다."

브라질에 거주하는 손정수(41)씨의 블로그 '반찬닷컴'(http://banchan.com.br)에 접속하면 한국 맛집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북어무침(BugoMuchim), 오분자기(ObunJagui), 열무비빔밥(YeolmuBibimbap) 같은 한국 음식을 맛깔스런 사진과 함께 한 상 가득 차려놓았기 때문이다. 온라인 홍보는 물론 지난해 10월부턴 현지 요리 학교 학생 등 브라질 젊은이들을 초청해 한식 요리 강습이나 한식당 홍보 이벤트도 열고 있다. 최근 K팝 파티가 성황리에 열리는 등 새로운 한류 거점으로 부상 중인 브라질에서 '음식 한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10대 때 브라질로 이주해 자동차 부품 관련업을 하는 손씨가 한식 홍보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외국인이 운영하는 한식 블로그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부터. "한국에 다녀온 브라질 사람에게 가장 인상 깊은 점을 꼽으라면 단연 음식이라고 합니다. 가장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음식을 알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친밀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일본 출신이 많은 브라질인만큼 현지인들에게 한국식 요리ㆍ재료 이름을 알리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쇼유'(shoyu)는 간장으로, '도후'(dofu)는 두부로 바꾸는 식이었다. 여기에 비빔밥ㆍ해물파전ㆍ잡채 등 한식이 여러 색깔의 채소들로 만들어진 '컬러풀한' 건강식임에 초점을 두는 홍보 전략을 통해 생선 위주의 일식과도 차별화했다.

손씨의 열정이 버무려지면서 극소수 브라질인만 찾던 한식은 '이국적'이란 꼬리표를 떼게 됐다. 손씨에게 한식당 위치나 추천 메뉴를 묻는 현지인들도 차츰 늘었다. "한식당이 없는 지방에 거주하는 현지인들이 요리법과 재료를 묻고, 미국ㆍ프랑스에 사는 브라질인들이 제게 연락해오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었어요."

14일(현지시간)엔 한식당 한 곳을 정해 불고기ㆍ오징어볶음 등 해당 식당 간판 메뉴를 맛볼 수 있게 하는 한식당 홍보 이벤트도 열었다. 기획은 물론 예산, 홍보, 접수에 이르기까지 모두 손씨 혼자 힘으로 해냈다고 한다. 포르투갈어로 된 한식 요리책 발간과 유튜브 방송도 계획 중인 손씨는 "힘이 부쳐 조금씩 늦어질 순 있겠지만 언젠가는 다 해낼 겁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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