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로 거액을 벌게 해주겠다며 전국에 지사를 세워 수백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노인과 주부 등 600여명이 이들에게 속아 노후자금 등을 날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유령회사를 만들어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A투자사 대표 기모(44)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지사장 윤모(56)씨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씨 등은 2011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주식투자로 월 30% 상당의 수익을 돌려주겠다"고 홍보해 전문지식이 없는 노인과 가정주부 652명에게 500만~1억9,000만원씩 모두 267억원을 받아 챙겼다.
기씨 등이 세운 유령회사인 A투자사는 서울 인천 마산에 지사 5개를 만들고 전국적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전국에 방영되는 케이블방송에 회사를 광고하고 수시로 주식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초기에는 수익금을 돌려주었고, 사무실에 컴퓨터 10여대를 설치해 주식거래를 하는 것처럼 꾸몄다.
수천 평의 땅을 소유한 명문대 출신 재력가 행세를 했던 기씨는 "증권회사에서 20년간 상장주식 운영을 관리했고,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의 연금 200억원 이상을 관리해 큰 수익을 냈다"고 소개했지만 경찰 조사결과 모두 거짓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노후자금으로 남겨둔 전 재산을 잃거나 대출까지 받아 투자한 피해자들도 있다"며 "상식 이상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는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법적인 금융업체인지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www.fss.or.kr)의 소비자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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