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란 핵 문제와 관련, 이란의 권익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해 이란산 원유 수입국을 압박하는 등 제재를 강화하고 있지만 원유가 절실한 중국에게는 자국의 이해가 더 중요하다.
시 주석은 12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 이란의 새 정부가 핵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이란의 정당하고 합법적 권익은 존중돼야 한다"며 "대화와 담판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를 위한 건설적 노력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핵 문제는 이란의 절실한 이익이자 지역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며 "관련국이 실질적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해결 방안을 모색, 평화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푸는 흐름을 굳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로하니 대통령은 핵 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고 국제법과 핵비확산조약의 틀 안에서 핵 계획을 발전시키겠다고 답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독과 사찰을 받아들여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시리아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으나 구체적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중국은 수입 원유의 7.5% 안팎을 이란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2011년 이란의 핵 무기 개발 의혹이 커지자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와 이란과 무역하는 국가에 국방수권법을 적용, 제재하고 있다. 그러나 원유 도입량을 일정 정도 줄인 국가에는 면제권을 주고 있으며 중국은 이 조항으로 미국의 제재는 받지 않고 있다.
이란 핵 개발에 대한 시 주석의 입장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시사점이 될 수도 있어 주목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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