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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누가 세월이 약이라 했나 '쌍용차 눈물' 아직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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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누가 세월이 약이라 했나 '쌍용차 눈물' 아직 진행형

입력
2013.09.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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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한국일보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 생활 실태를 조사했다. 해고자와 가족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등 참담한 소식들이 자고 나면 들려오던 때였다. 해고와 파업, 복직투쟁 2년 동안 그 지경으로 내몰린 쌍용차 가족들의 사연이라도 전하고 싶었다.

당시에도 그들을 수소문하긴 힘들었다. 투쟁도 투쟁이지만 생계가 더 다급했던 이들은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진 뒤였고, 일부는 가족대책위가 건네준 전화번호로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우리는 해고노동자 103명을 전화 인터뷰했다.(한국일보 2011년 6월 23일자 1ㆍ3면)

그들의 사연은 짐작했던 것보다 더 쓰라렸다. 아이들의 상처는 더했다. 가출, 자살 기도, 학교 부적응, 성격 변화, 건강 악화, 우울증, 언어 장애, 틱 장애…. 투쟁 현장으로 일터로, 이혼이나 가출로 어른들이 떠난 빈 집에서 아이들은 혼자 그렇게 고통 받고 있었고, 지쳐 돌아온 어른들은 그렇게 망가져가는 아이들을 속수무책 바라보며 자신의 분노와 절망을 더 깊이고 있었다. 정신과 의사 정혜신 박사는 그 사태를 ' 정신적 피폭상태 '라 진단했다.

다시 2년, 우리는 그들을 만났다. 그 삶이 얼마나 달라졌고 달라지지 않았는지, 아이들은 또 어떻게 자랐는지 알고 싶었다.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쌍용차 가족 심리치유공간 '와락' 이 만들어졌고, 대통령이 바뀌었다. 서울 대한문 앞에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가 마련됐고, 소설가 공지영씨의 르포집 가 출간돼 널리 읽히기도 했다. 간간이 쌍용차 살림이 나아지고 있다는 소식도 풍문처럼 들려왔다. 작은 희망도, 좌절도 있었다.

쌍용차 가족들의 일상도 조금씩 바뀌어왔다. 와락의 아이들 중에는 두려움을 떨치고 웃음을 되찾거나 닫힌 마음을 연 아이들이 있었고, 무급 휴직자 등 일부의 복직도 이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과 부모를 용서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었고, 분노와 슬픔으로 말 배우기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대한문 투쟁 현장의 시간도 처음 그 시간 안에 갇혀 흐르지 못했다. 아니 그 세월만큼 더 옹색해졌고 더 첨예해졌지만, 정부와 자본은 그들을 냉담하게 외면해왔다.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이창근 실장은 파업 직후인 2009년 구치소에서 한가위를 맞았다. 정리해고자 고동민씨는 작년 추석을 대한문 앞에서 보냈다. "해고노동자에게 명절은 참 어려워요. 눈치만 안 주면 다행이죠(고동민씨)." 그들은 지난 10일 다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도 4년 전 그대로였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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