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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김한길 2대째 '질긴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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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김한길 2대째 '질긴 인연'

입력
2013.09.1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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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의 국회 3자 회담이 어렵사리 성사되면서 박 대통령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질긴 인연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52년생 용띠 동갑인 두 사람의 인연은 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김 대표 아버지는 1960, 70년대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치적 대척점에 서 있던 고 김철 통일사회당 당수다. '대통령 대 야당 대표'의 관계를 2대에 걸쳐 이어온 것이다. 김 전 당수는 유신 시절인 1975년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처음 만난 것은 정계 입문 전인 1993년. 당시 김 대표가 진행했던 TV토크쇼 '김한길과 사람들'이라는 프로그램에 박 대통령이 게스트로 출연하면서다. 김 대표는 대통령의 외동딸과 평범한 남자의 연애를 그린 '여자의 남자'라는 소설로 밀리언셀러 작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을 때다. 1979년 청와대를 떠나 칩거 생활을 하던 박 대통령은 수필가로 등단한 뒤 14년 만에 대중 앞에 선 참이었다. 당시 두 사람은 방송 준비를 위한 사전 인터뷰를 위해 한두 차례 더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방송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박근혜씨가 청와대 안주인 노릇을 하는 동안 저는 긴급조치로 감옥에 갇힌 아버지를 면회 다니면서 세월 까먹으면서 살았다"고 말해 박 대통령이 난처해 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두 사람은 각자 정치행보를 이어오다 2006년 야당인 한나라당 대표와 여당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로서 조우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사학법 개정안에 반대해 장외투쟁에 나섰지만 "명분이 약하다"는 이유로 당 안팎의 비판 여론이 컸다. 정국 대치가 이어지자 김 대표가 당시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와 이른바 '산상회담'을 통해 사학법 재개정 논의를 고리로 정국 정상화에 합의했다. 곤경에 처한 박 대통령에게 출구가 열렸지만 김 대표는 당시 여권에서 "해서는 안될 양보를 했다"는 비난에 시달렸었다. 그래서 정치권에선 "이번 3자 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통 큰 양보로 7년 전 김 대표에게 진 빚을 갚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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