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 의혹에 휘말려 13일 취임 5개월여 만에 사퇴하면서 임기제 도입 이후 중도 사퇴한 12번째 총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검찰총장 2년 임기제는 1988년 검찰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그 후 임명된 총장 18명 가운데 겨우 6명만 임기를 채웠을 정도로 유명무실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채 총장까지 포함해 단 한 명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중도 사퇴한 검찰총장 12명 가운데 법무부장관으로 영전한 김두희(24대), 김태정(28대) 총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논란이 된 수사에 책임을 지거나, 비난 여론을 돌파하기 위해 사퇴 카드를 썼다.
김영삼 정부 시절 박종철(25대) 총장은 슬롯머신 사건 수사로 권력층과 마찰을 빚다 취임 6개월 만인 1993년 9월 옷을 벗었다. 1997년 8월 임기만료를 한 달여 앞두고 물러난 김기수(27대) 총장은 한보 사건 수사 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구속한 것이 불씨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 정부 시절 신승남(30대) 총장은 동생이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되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이명재(31대) 총장은 서울지검에서 발생한 피의자 폭행치사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김각영(32대) 총장은 2003년 3월 평검사와의 대화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수뇌부에 대한 불신을 표명하자 바로 사직했다. 김종빈(34대) 총장은 강정구 동국대 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가 천정배 당시 법무부장관이 헌정 사상 최초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불구속 수사를 지시한 것에 반발해 2005년 10월 옷을 벗었다.
임채진(36대)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검찰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물러났고, 김준규(37대)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검찰 안팎의 반발로 사퇴했다. 한상대(38대) 총장은 '뇌물 검사' '성추문 검사' 사건 등이 잇달아 터지며 중수부 폐지를 위기 돌파 카드로 꺼냈다가 검찰 특수부 라인의 검란(檢亂)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옷을 벗었다.
채 총장의 재임 기간은 163일로, 임기제 도입 이후 김두희 총장(92일), 김각영 총장(120일)에 이어 세 번째로 단명한 총장으로 기록됐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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