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의 악몽을 금세 떠올리게 하는 곳이 돼버린 후쿠시마. 그리고 주일 미군 전용시설이 몰려있는 오키나와. 이들 지역의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정당한 것일까. 저자는 두 지역이야말로 전후 일본 사회에 내재된 희생의 시스템을 선명하게 드러낸다고 말한다. 도호쿠 지방에 위치한 후쿠시마 원전은 도쿄 등 수도권 지역의 전력 공급을 위해 건설됐고 피폭노동과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 등의 희생을 필요로 했다. 오키나와 역시 태평양전쟁 말기에 가혹한 전투의 전장으로 본토를 대신해 막대한 전쟁 피해를 입었고, 패전 후에는 미군의 시정권 아래 놓이게 됐던 비운의 섬이다. 이익은 자신이 갖고 희생은 남에게 전가하려 드는 뿌리깊은 일본의 정서가 현대 일본사회의 본질은 아닌지 묻고 있다. 한승동 옮김. 돌베개·204쪽·1만1,000원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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