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아마 최강전 우승팀 고려대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마지막 3차전까지 몰고 갔다.
고려대는 13일 경기 화성시 수원대 체육관에서 열린 2013 KB국민은행 대학농구 챔피언 결정전(3전2승제) 2차전에서 경희대를 59-53으로 따돌렸다. 이로써 1승1패 균형을 맞춘 고려대는 15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대학농구 최강자를 가린다. 챔프전이 3차전까지 간 것은 2010년 대학농구 플레이오프 출범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고려대가 자랑하는 '트윈 타워' 이종현(206㎝ㆍ1년)-이승현(197㎝ㆍ3년)은 43개의 팀 리바운드 중 27개를 걷어냈다. 이 중 공격리바운드는 각각 6개씩 12개를 합작했다. 득점에서 이종현과 이승현은 14점, 7점에 그쳤지만 결정적인 순간 제 몫을 다했다.
이종현은 57-49로 앞선 종료 1분여를 남기고 박재현의 공중 패스를 받아 득점으로 연결해 쐐기를 박았고, 이승현은 59-53으로 리드한 종료 23초 전 공격리바운드를 따내 마침표를 찍었다. 이밖에 대표팀 출신 슈터 문성곤이 3점포 3개로 팀 내 최다인 15점을 올렸고, 박재현은 13점으로 힘을 보탰다.
전날 1차전을 내줘 벼랑 끝에 몰린 고려대는 전반까지 27-29로 뒤졌으나 후반 시작과 함께 4분간 경희대를 무득점으로 묶고 이종현과 박재현, 문성곤이 8점을 몰아쳐 35-29로 순식간에 뒤집었다. 3쿼터를 47-35로 앞선 채 4쿼터를 맞은 고려대는 한 때 53-49까지 쫓기긴 했지만 이승현의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과 박재현의 속공으로 연속 5점을 추가해 승기를 잡았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은 경기 후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인데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이종현과 이승현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기까지 온 이상 3차전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경희대는 4학년 '빅 3' 김민구(17점 5리바운드)-두경민(9점 8리바운드)-김종규(12점 8리바운드)의 몸 놀림이 1차전에 비해 무거웠다. 김민구는 전반에 무득점으로 침묵하다 뒤늦게 발동이 걸려 후반에만 17점을 넣었고, 김종규는 4쿼터 초반 리바운드 다툼 과정에서 왼 발목을 다쳐 벤치로 물러나 추격 동력을 잃었다. 1차전 승리 이후 2차전 패배로 분위기를 뺏긴 경희대는 3년 연속 챔피언 등극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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