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도서 지역의 북한 침투위협을 막기 위해 군 당국이 공격헬기의 성능개선에 착수했다. 하지만 신진 공격헬기가 도입되지 않는 한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2일 "육군의 주력 공격헬기인 AH-1S(코브라) 전량(全量)에 '야간 표적 지시기'를 장착하는 성능 개량 작업이 지난 7월 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코브라 기수 부분의 20㎜ 벌컨포에 부착되는 야간 표적 지시기는 야간에 광선을 쏜 뒤 반사파를 잡아 야간투시경(NVG)을 착용한 조종사가 조준 사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장비다. 이전까지 운용 중인 70여대 가운데 야간 기관포 사격이 가능한 헬기는 열 영상 감지 장비 '시 나이트'(C-NITE)를 탑재한 24대뿐이었다. 24시간 적 침투를 막아내기에는 한계가 명백했다는 얘기다.
이번에 실전 배치된 장비는 이스라엘 ITL사 제품으로 예산 4억6,000만원이 투입됐다. 2010년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계기로 확보된 예산이다. 군 당국은 "공기부양정 같은 침투 수단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코브라의 생존력 확보를 위한 적 미사일 대응 장비 보강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군 당국은 올해와 내년 예산 112억원을 책정해 서북도서에 이동 배치된 코브라 6대부터 순차적으로 미사일 경고 장치와 채프(금속파편 분사 장치)ㆍ플레어(조명 유인탄) 같은 미사일 회피 장비 등 생존 수단을 갖춰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역부족이라는 회의론도 없지 않다. 4월 우리 육군의 차기 대형 공격헬기 기종으로 선정된 AH-64E(아파치 가디언) 36대가 도입되는 2018년까지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뒤늦게 짜낸 고육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코브라가 엔진 출력이나 염분 처리 능력 면에서 해상 작전 헬기 용도로 적합하지 않은 만큼 장비들을 보강해 봐야 별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1988년과 91년 사이 도입돼 20년이 훌쩍 넘은 코브라를 대상으로 변변한 성능 개량 한 번 하지 않았던 정부가 뒤늦게 애를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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