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8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차기 전투기(F-X) 사업 기종 결정을 앞두고 전 공군참모총장들이 유력 기종인 F-15SE를 반대하는 건의문을 발표했다. 공군과는 다른 입장이어서 내홍으로 보이고 있다.
12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역대 공군총장 15명이 서명한 '국가안보를 위한 진언'이라는 제목의 건의문이 박근혜 대통령, 국회 국방위원,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에게 발송됐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현재 절차대로 추진될 경우 스텔스(레이더망 회피) 기능이 미약한 기종(F-15SE)이 선정될 수밖에 없다"며 "(금액이) 8조3,000억원을 초과하더라도 3개 기종에 대해 종합 평가한 뒤 (종합성적 1위) 기종이 선정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공군은 기종 선정을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려면 3개 후보 기종 중 유일하게 가격이 총사업비를 충족한 F-15SE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공군 관계자는 "현재로선 전투기 양(量)의 급감을 막는 게 최우선"이라며 "전투기 수가 모자라면 개전 초기 정해진 임무 수행이 어렵다"고 걱정했다. F-X 사업이 늦춰지면 전투기가 적정 규모보다 100여대나 부족해질 것으로 공군은 예상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사업이 유찰될 경우 공군이 내년까지 F-X 사업에 편성된 예산 1조1,787억원만 날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은 추석 이후 김관진 장관이 주재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F-15SE 선정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르면 13일 F-X 기종 평가 결과를 청와대에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