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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 개입은 민주주의 정신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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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 개입은 민주주의 정신 훼손"

입력
2013.09.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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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개입과 대통령 기록물 공개에 대해 "나라의 품격을 격하시킨 것"이라며 공개 비판했다. 대주교가 공개적으로 정권 비판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대주교는 12일 광주 남동 5·18 기념성당에서 열린 '국정원 사태의 올바른 해결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미사'에 참석해 "대통령의 기록물을 공개한 것은 나라의 품격을 격하시켰고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하락시킨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시국미사에는 사제와 신도 등 1,2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26년만에 북동성당까지 묵주 기도행진을 했다.

김 대주교는 미사에서 "여당의 책임만 있는 것은 아니고 그것을 막지 못한 모두의 책임"이라며 "오랜 시간 독재에 항거해 피와 땀, 심지어 목숨까지 바쳐 이룩한 민주주의의 체계와 정신이 심각하게 훼손당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이했다. 정의와 진리를 위해 헌신했던 그 숭고한 정신과 삶을 잊고 살아온 우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며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에 대해 비판했다.

또 김 대주교는 "숭고한 민주주의 정신과 체계가 잘 보존돼 후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했으면 한다"며 "이 땅에 참다운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참 평화가 체험될 수 있도록 주님께서 이끌어주시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천주교 전국 15개 교구에선 사제와 수도자 6,900여명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에 참여했으며 앞서 11일엔 천주교 평신도 1만명이 시국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천주교 평신도 시국선언 추진위원회는 평신도 10만인 서명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한편 손호철(정치외교학과), 이욱연(중국문화과) 교수 등 서강대 교수 28명도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국내 정치에 개입해 온 증거가 명백해진 국정원을 개혁하고, 선거개입 의혹 해소를 위한 특검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 YMCA 등 2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의 수사권을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h.co.kr

광주=안경호기자 khan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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