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신앙이 없어도 양심을 따르는 사람을 용서할 것이다."
교황 프란치스코가 11일(현지시간) 신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가 보낸 편지에 "기독교도와 무신론자 사이에 편견 없는 열린 대화가 필요하며 신의 자비에는 한계가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를 인용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자신을 무신론자라고 밝힌 라 레푸블리카의 공동 설립자 에우제니오 스칼파리는 올 여름 교황에게 편지를 보내 "신을 믿지 않거나 믿음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을 신이 과연 용서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교황은 3쪽짜리 분량의 답장을 통해 "신에게 진실하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다가갔을 때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의 양심을 따랐는가 하는 것"이라며 "양심을 듣고 따르면 선악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교황의 편지는 라 레푸블리카 12일자 1면에 실렸고 말미에는 '프란치스코'라는 발신자 이름이 적혀 있었다.
교황은 전날 로마의 한 아프리카 난민 수용소를 방문해 "교회가 돈을 벌기 위해 비어있는 수도원을 호텔로 바꿀 이유가 없다"며 "비어 있는 수도원이 우리의 것이 아닌 만큼 난민을 위해 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탈리아 전역에서 비어 있는 수도원이나 수녀원을 레스토랑이나 호텔로 개조해 돈벌이에 나서는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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