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오너 클럽'이다. 회장과 부회장을 포함한 회장단은 거의 모두 재벌오너들이다. 간혹 전문경영인 출신들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오너가 아니면 들어가기 힘든 폐쇄적 '이너 서클' 성격이 짙다.
강덕수(사진) STX그룹 회장은 지난 2009년2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이 됐다. 샐러리맨 출신의 그가 전경련 회장단에 받아들여졌다는 건 다른 재벌총수들 사이에서 '오너'로 공인 받았다는 의미가 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재벌 총수사회에선 현재 오너인가 아닌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기업규모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원래 오너가문 출신인지 아닌지가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큰 그룹을 일궈냈더라도 자수성가형 기업인은 별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게 실제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회사 규모가 커지자, '샐러리맨 신화' '자수성가 영웅'의 꼬리표를 떼고 다른 재벌총수처럼 '오너'로 인정받고 싶어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전경련 회장단 진입에 상당한 공을 들였고, 결국 '오너클럽 멤버십'격인 을 전경련 부회장직을 손에 쥐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전경련 부회장 직을 내려 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맡고 있던 무역협회 부회장,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에서도 모두 사퇴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압박으로 STX조선해양 회장에서 강제 퇴진 당해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떠나게 된 만큼, 대외활동도 중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전경련 관계자는 "아직 강 회장의 사퇴의사가 공식적으로 접수되지 않았다. 본인 의사가 제일 중요하긴 하지만 사의를 밝혔다 하더라도 회장단에서 논의가 될 것이며 수용할 수도 있고 만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승철 전경련 상근 부회장은 "회장단 회의에서 강 회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빠른 시일 내 정리해서 공식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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