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교수와 학생들, 학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서울대에 외국인이 처음 보직교수를 맡았다. 서울대는 "버나드 에거(38ㆍ한글 이름 이강웅ㆍ사진) 교수를 공대 정보화ㆍ국제화본부장에 임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보직은 서울대 공대에서 점점 늘고 있는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의 애로사항을 찾아 개선하는 등 학내 국제화 창구 역할을 하고, 공대의 전산시스템 관리와 업무 전산화 등 정보화 업무도 이끄는 자리다. 스위스 출신인 에거 교수는 "외국인으로서 좋은 자리를 맡아 영광스럽기도, 부담스럽기도 하다"며 "생각보다 회의가 많아 새로운 세상이 열린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2008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삼성종합기술원을 거쳐 2011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석사를 마친 후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국에서 공부하기로 결정하고 2003년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했다. 하지만 박사과정 시절 연구실에서 동료와 일부러 한글로만 대화하며 실력을 키웠고 지금은 학생들을 직접 한국어로 지도할 정도로 유창하다. 박사 학위를 준비하며 만난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그는 "외국인도 내국인도 아닌 그 중간에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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