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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 스타] 마산고 투수 궁정홍, 130km 무심패스트볼… 느림의 미학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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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 스타] 마산고 투수 궁정홍, 130km 무심패스트볼… 느림의 미학 보여줘

입력
2013.09.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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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의 로망은 불 같은 강속구다. 현대 야구에서 대접 받는 투수 역시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다. '느려서 안 된다'는 편견이 가득한 상황에서 느림의 미학에 승부를 걸고 있는 고교 야구 선수가 있다. 바로 마산고 왼손 에이스 궁정홍(3년ㆍ19)이다.

궁정홍은 12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41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경남고와의 8강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2개씩 내주고 1점으로 틀어 막아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은 4개를 잡았고, 총 투구 수는 71개였다. 이로써 궁정홍은 앞선 16강 소래고전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궁정홍의 직구 평균 시속은 130㎞초반에 형성됐다. 여기에 직구의 변형인 무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궁정홍의 투구를 지켜본 프로 구단 스카우트는 "볼 끝이 정말 지저분하다"며 "다른 투수들은 공을 찍어 던지는데 궁정홍은 공이 붕 떠서 오는 느낌"이라고 입을 모았다.

1회부터 3회까지 연속 삼자범퇴 처리한 궁정홍은 이후에도 큰 위기 없이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7회 마운드에 올라 선두 타자를 볼넷으로 내주고 마운드를 류재인에게 넘겼다. 류재인이 궁정홍의 책임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실점이 올라갔다.

이효근 마산고 감독은 경기 후 "궁정홍이 7회에 밸런스가 무너진 것 같아 일찍 교체했다"며 "바깥쪽 무심이 잘 통했다"고 밝혔다. 궁정홍은 "무심이 내 주무기"라며 "1, 2학년 때는 힘으로만 던져 어깨나 팔이 아팠는데 올해 무심을 비롯한 변화구를 가다듬고 제구력에 신경 쓰면서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무심은 투수가 손가락으로 공의 실밥(seam)을 잡지 않고 던지는 공을 말한다. 포심 패스트볼보단 다소 느리지만 투심 패스트볼보단 빠르고, 싱커보단 떨어지는 각이 덜하나 좌·우로 휘는 각은 더 큰 구종으로 알려져 있다.

궁정홍은 "지난해부터 1학년 후배들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전국 대회에 많이 나가다 보니 큰 경기에서도 긴장되지 않는다"며 "졸업하기 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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