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 월드컵(6월13일)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9개월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본선에 나설 베스트11의 밑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홍 감독이지만 사실상 네 자리는 마음 속으로 정했다. '유럽파'가 나설 공격진이다.
왼쪽 공격수엔 손흥민(레버쿠젠), 섀도 스트라이커에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오른쪽 공격수엔 이청용(볼턴)이 사실상 주전 자리를 예약했다. 이들은 지난 10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인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도 자신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측면 공격을 맡은 손흥민과 이청용은 격이 다른 실력을 뽐냈다. 대표팀 내에서 순간 스피드와 돌파력, 슈팅력까지 겸비한 두 선수를 능가할 공격수는 없다.
구자철은 '제3기 홍명보호'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구자철 시프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전방과 처진 스트라이커, 미드필더까지 맡았다. 구자철은 수비보다 공격에 소질이 있는 자원이다. 아이티, 크로아티아와의 A매치에서 다양한 전술을 테스트했던 홍 감독은 구자철이 가장 선호하는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를 맡길 것으로 보인다.
중앙 수비수인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도 '홍명보호'의 핵심이다. 홍 감독은 홍정호를 중심으로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고 있다. 한국 중앙 수비수로는 처음으로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한 홍정호는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을 기회까지 잡았다.
하지만 나머지 일곱 개 포지션은 누구에게 돌아갈지 알 수 없다. 확실하게 치고 나오는 선수가 없다. 다들 고만고만하다.
홍 감독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원 톱'을 놓곤 지동원(선덜랜드), 이근호(상주), 박주영(아스널) 등이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미드필더 두 자리도 예측불허다. 하대성(서울)과 이명주(포항)가 근소하게 앞서 나가고 있지만 기성용(선덜랜드), 박종우(부산)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왼쪽 수비수에는 박주호(마인츠)와 윤석영(퀸스파크레인저스), 오른쪽 수비수에는 김창수(가시와)와 이용(울산)의 실력이 비슷하다. 정성룡(수원)과 김승규(울산) 중 누가 주전 골키퍼 장갑을 낄 지도 알 수 없다.
홍 감독은 "모든 포지션이 늘 경쟁이고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가 경기에 나설 것"이라면서 "머리 속에 여러 옵션이 있지만 지금 말하기는 이르고 내년 전반기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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