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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의 늪’에 빠진 인천 부동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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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의 늪’에 빠진 인천 부동산시장

입력
2013.09.1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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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 재개발 기대감에 소형 연립ㆍ다세대주택 묻지마 투자, 낙찰가보다 대출액이 더 많은 기현상도, 부동산시장 거품 꺼지며 한 집이 경매 3번 나오기도

인천 남동구 구월동 보은맨션(49.9㎡)은 2001년 두 차례 유찰 뒤 감정가의 66.1%(2,711만원)에 박모씨에게 낙찰됐다. 그러나 대출(1,950만원)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던 박씨는 2008년 3월 이 집을 다시 경매로 내놓았다. 부동산경기가 절정일 때라 감정가(3,500만원)보다 비싼 가격(4,930만원)에 낙찰됐지만, 집주인이 낙찰가보다 많은 돈을 빌린 탓에 올해 3월 이 집은 또다시 경매시장에 나왔다. 이번엔 감정가의 61.1%(3,667만원)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경매만 3번 나온 기구한 팔자의 집인 셈이다.

인천 부동산시장이 경매의 늪에 빠졌다. 구도심 재개발 기대감에 따른 ‘묻지마 투자’가 성행하면서 무리한 대출로 낙찰을 받은 물건들이 부동산경기 급락과 더불어 다시 경매 매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13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인천지방법원에 나온 주택 경매 건수는 4,417건으로,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6,000건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의 주택 경매 건수는 2007년 4,417건에서 2008년 절반 가량(2,485건)으로 감소한 후 5년 연속 증가세다. 단일법원으로 가장 많은 경매 조직(25계)이 있는 인천지법이지만 매물이 넘치다 보니 올해 상반기에 관련 팀(계)을 2개 더 신설했을 정도다.

인천의 경매 매물 증가는 소형 연립 및 다세대주택이 집중된 구도심에 대한 재개발정책이 우후죽순 발표되면서 비롯됐다. 투자자들이 장밋빛 전망으로 과도한 대출을 받아 낙찰을 받았다가 결국 감당하지 못하고 다시 토해내는 상황이다.

매물은 급증하고 있지만 매수세는 약화한 탓에 낙찰가비율은 71%에 그친다. 서울(76.8%) 경기(75.1%)는 물론이고 지방에서 낙찰가비율이 가장 낮은 충남(72.7%)보다도 못하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낙찰가보다 대출이 더 많다는 건 난센스”라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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