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가슴에 통증이 오는 심장부정맥. 심하면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심장마비도 일으킬 수 있는 무서운 질변이다. 하지만 막상 병원에 가면 “이상 없다”는 말을 듣기가 다반사다. 질환의 특성상 증상이 있을 때 즉시 검사를 하지 않으면 정확한 진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계명대 동산병원 김윤년(사진) 심장내과 교수와 박희준 의용공학과 교수팀은 지역 의료진, 관련 기업과 기관이 공동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조끼처럼 몸에 입고 생활하면서 부정맥을 진단하고 필요에 따라 적절한 처치까지 가능케 하는 ‘입는 제세동기’ 개발에 나서 부정맥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입는 제세동기는 부정맥 진단 알고리즘과 자동제세동기를 입을 수 있도록 제작, 부정맥이 오게 되면 상태에 따라 자동제세동기를 가동시켜 위급한 상황을 벗어나게 해 주는 의료기기로 최근 미국 등에서도 임상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번 연구개발 프로젝트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총 50억원 가량의 국ㆍ지방비와 자부담으로 진행되며, 경북대병원과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구미전자정보기술원, ㈜오성전자, 성산ENG, ㈜하이로시, ㈜이화교역 등이 참여한다.
연구팀은 입는 제세동기뿐 아니라 심장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휴대용 나트륨ㆍ칼륨 진단키트 ▦혈중산소포화도, 체온, 맥박, 호흡을 측정하는 스마트폰 결합형 의료단말기 ▦병동 내 복합생체신호 모니터링 서비스 등도 개발하게 된다.
총괄책임자인 김 교수는 “부정맥은 심장질환 중 사망원인이 높은 질환으로, 조기 발견과 사후관리가 매우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비책이 없는 실정”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부정맥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주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는 병원에서 기기의 사양을 제시하면 기업에서 산학협력을 통해 시제품을 개발하는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시제품은 기업지원 연구기관 등의 기술지원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정성을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 상용화에 나서게 된다.
부정맥은 심장이 정상치(분당 60~100회)보다 느리거나 빠른 경우를 말하며, 60회 이하는 서맥, 100회 이상은 빈맥이라고 한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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