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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다" 주민과 갈등 빚는 홍대 길거리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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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다" 주민과 갈등 빚는 홍대 길거리 음악

입력
2013.09.1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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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걷고 싶은 거리. 청년 2명이 공터 한쪽에 앰프를 설치하고 노래를 시작하자 금세 관중 50여명이 몰렸다. 이곳에서 1년 넘게 매일 공연을 해온 2인조 밴드 '무단횡단'의 길거리 공연(버스킹)은 오후 9시부터 2시간여 동안 환호 속에 이어졌다. 밴드 리더 변지웅(21)씨는 "거리에서 관객과 직접 호흡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며 "고정 팬도 생겼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주변에선 서너 팀의 버스킹이 벌어졌다.

10여년 전부터 시작해 이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은 버스킹이 최근 위기에 몰리고 있다. 지역 주민, 상인들이 소음을 문제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버스킹을 하던 팀들도 오후 11시쯤 민원을 받고 출동한 경찰의 제지로 공연을 중단했다.

인근 주민, 상인들은 하루 평균 10팀 이상이 경쟁하듯 거리로 몰려 소음공해가 도를 넘었다고 입을 모은다. 주민 이모(32)씨는 "낮, 밤을 가리지 않는 소음으로 스트레스가 심해 우울증까지 생길 정도"라면서 "주변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버스커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네클밴드' 리더 송재웅(36)씨는 "예전에는 버스킹이 장사에 도움이 된다고 환영하다가 이제는 강제로 막겠다고 한다"면서 "무조건 공연을 못하게 하면 밴드들은 설 자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갈등이 심해지자 관할 구청도 난감한 처지다. 이창희 마포구청 문화관광과 주임은 "버스커들과 주민, 상인들이 협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조율 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하루에도 2, 3건의 신고를 받는 관할 지구대도 사정은 마찬가지. 홍익지구대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되면 무조건 출동을 할 수밖에 없지만 계도 수준으로 공연을 중단시켜도 또 다른 팀이 연주를 하니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팬들 사이에선 버스커들이 먼저 자성하면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 카페 '버스킹 매니아' 운영자 박성규(33)씨는 "버스커들이 몰리면서 경쟁적으로 앰프 볼륨을 높이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버스커와 관객, 주민들이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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