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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국사 교과서들도 우경화

입력
2013.09.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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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논란의 중심에 선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와 함께 검정을 통과한 다른 역사 교과서들도 3년 전보다 크게 보수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과서 집필과 검정 자체가 우경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11일 고교 한국사 교과서 4종(미래엔, 천재교육, 비상교육, 지학사)의 2010년과 2013년 검정 통과본을 비교 분석한 결과, 국사편찬위원회(국편)의 검정을 받은 올해 교과서에서 4ㆍ3사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활동 등을 축소하고, 5ㆍ16 군사 쿠데타를 미화하는 서술이 나타났다.

비상교육 교과서는 4ㆍ3사건 희생자 위령비 '백조일손(百祖一孫) 묘역'에 대한 설명과 사진을 뺐다. 지학사 교과서도 4ㆍ3사건과 여수ㆍ순천 10ㆍ19 사건을 설명하는 하단 박스를 없애고 "제주 주민의 일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충돌로 일부 선거구에서는 선거가 연기되기도 하였다"는 짧은 기술로 대체했다.

친일파 처벌을 위한 반민특위 활동도 축소 기술됐다. 미래엔 교과서는 반민특위 실적과 반민족 행위자 처벌 실태, 반민특위 방해 공작에 대한 증언, 반민족 행위자 처벌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논하는 탐구활동 부분을 아예 들어냈다. 지학사 교과서는 소제목 '반민족 행위자의 처분'을 '친일파를 청산하려고 노력하다'로 바꾸고 분량을 줄였다. 또 친일파를 옹호하는 윤치호의 글을 싣거나(천재교육) 반민특위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를 "이승만 정부의 소극적 태도, 친일 세력의 방해 공작 등"으로 적시한 부분이 빠졌다(비상교육).

5ㆍ16 군사 쿠데타를 정당화하는 구절이 새로 들어가기도 했다. 천재교육 교과서는 "장면 내각의 무능력, 사회 무질서와 혼란 등을 내세우며 쿠데타를 일으켰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뉘앙스를 풍겼고, "개혁 조치는 사회의 호응을 얻기도 하였다" "(대외 경제 성장 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도 생겨났다" 등 우호적 표현을 삽입했다. 비상교육 교과서는 5ㆍ16 개혁 조치가 "별효과를 보지 못하였다"는 서술을 삭제했다. 5ㆍ16 쿠데타에 비판적인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의 글을 실었던 지학사 교과서는 혁명 공약 1~6조로 대체했다.

정진후 의원은 "역사적 사실은 달라진 게 없는데 교과서 기술이 바뀌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경화된 교과서 집필기준과 박근혜 정권 눈치보기 탓"이라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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