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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포스트 김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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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포스트 김중수

입력
2013.09.1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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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총재 임기 반년 남았는데美 연준 의장은 1년 동안 검증 한국은 후보군 거명조차 안돼● 노출 시기는 언제쯤"차기부터는 국회 청문회 거쳐 시장에서 능력 평가 선행돼야""일찍 뜨면 도덕성 검증 치우쳐 훌륭한 후보 사전에 사장 우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내년 1월 31일 임기가 끝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후임으로 로런스 서머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곧 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내에서 서머스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서머스는 빌 클린턴 정부 재무장관 시절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철폐하는데 앞장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 반대자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오만한 태도, 여성 비하 등 개인적 결함에 대한 비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같은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하는 의원이 많을 뿐 아니라 경제학자, 심지어 원로 가수까지 비판 대열에 합세했다.

서머스에 대한 자질 검증은 서머스가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한 연초부터였다. 당시에는 Fed 부의장인 재닛 옐런(66)이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내년 2월부터 임기가 시작될 차기 연준 의장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1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고, 대통령의 지명 전까지 여론과 학계 등에서 치열한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내년 3월 말 임기를 마치는 김중수 총재의 후임인 차기 총재 후보에 대한 논의를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은행 출신 인사, 저명한 경제학자 등 후보가 될 만한 사람은 많으나 구체적으로 실명이 거론된 적은 없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모든 인사는 '대통령 수첩'에 적혀 있다고 하는데, 섣불리 하마평에 올랐다가 수첩에서 지워질 수도 있어 후보가 될 만한 사람들이 모두 몸가짐을 조심한다더라"고 전했다.

이제까지 한은 총재 임명 권한이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있었기 때문에 지명이 임박해서야 후보들의 이름이 하나 둘 등장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차기부터는 다르다. 법 개정으로 미국처럼 대통령의 지명 후 국회 상임위에서 청문회를 거친다. 청문회에서는 한은 총재로서의 자질에 대한 검증이 혹독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전부터 다양한 후보들의 능력과 평판에 대한 검증이 시장에서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과거 통화정책의 전문성이 없거나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책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인사가 대통령과 친하다는 이유로 한은 총재 후보로 거론된 적도 있다"면서 "시장에서 먼저 충분한 능력이 있는 후보군을 제시하고 검증을 하여 대통령의 판단에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시기적으로 너무 일찍 언론과 시장의 검증을 거치는 것이 꼭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대통령 지명 전에 후보들을 검증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너무 일찍 거론하면 정부가 현 총재를 흔드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한은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한은 총재는 개인의 도덕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통화정책을 제대로 펼 수 있는 능력과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는 의지 같은 본질적 자질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자칫 비본질적인 분야에 대해 검증이 집중되면 훌륭한 후보가 사전에 사장될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되지만, 한은 총재에 대한 검증시간이 충분하면 그만큼 국민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한은의 위상이 높아지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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