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0일(현지시간) 동시에 날아오는 두 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해상배치형 방공 미사일(SM-3 블록 IA)과 지상배치형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로 동시에 요격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미국이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동시다발적 공격에 대비, 미사일 방어망(MD) 구축을 위한 다중 표적 요격 능력을 향상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미사일방어청(MDA)이 이날 서태평양 마셜제도 콰절린 환초의 육군 레이건 시험장 부근에서 해상 기반 SM-3 블록 IA 미사일과 THAAD 미사일을 발사해 두 발의 중거리 미사일을 각각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구축함 USS디케이터호가 해상에서 발사한 SM-3 블록 IA 미사일은 대기권 밖에 있는 타깃 미사일을, 지상배치형 THAAD는 대기권 안의 미사일을 격추하도록 설계됐다. USS디케이터호는 북한의 핵 공격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4월 아시아ㆍ태평양 해역에 배치됐다.
미국은 타깃이 된 중거리 미사일의 궤도를 육군과 해군의 레이더로 각각 추적한 뒤 SM-3 블록 IA 미사일과 THAAD 요격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은 SM-3 블록 IA가 첫 번째 표적을 놓친다는 가정 하에서 THAAD 미사일은 한 발을 더 쏘았다.
릭 레흐너 MDA 대변인은 "대기권 밖에서 지상의 중ㆍ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THAAD 요격 시험에 그 동안 10여 차례 성공한 적은 있지만 이지스 구축함을 이용한 해상 기반 요격시험 성공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은 앞서 4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등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괌 기지에 트럭 탑재 발사대를 갖춘 중거리 미사일 요격망인 지상배치형 THAAD를 구축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지스 구축함 선상의 해상 기반을 바탕으로 한 미사일 요격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공해상에서 북한, 이란 등의 중ㆍ장거리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시험은 1년 전 계획한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화학무기 참사가 일어난 시리아에 군사 개입을 하려는 것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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