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두고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 기쁩니다."
가정법원의 현직 판사가 자신이 발간한 책의 인세를 전액 기부했다. 재판 과정에서 겪은 안타까운 사례들을 통해 비행 청소년의 실상을 알리는 책을 출간하면서 "청소년을 위해 전액 기부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
부산가정법원 천종호(48ㆍ사진) 부장판사는 2월 를 출간했는데, 6개월 만에 1만8,000부가 판매될 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책은 소년법정 안팎에서 벌어지는 소통, 가정 해체와 사회 무관심으로 비행 소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 절망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소년들과 이들을 보살피는 어른들의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천 판사는 11일"세금을 제외한 인세 1,968만 원을 부산과 경남 소재 청소년회복센터 11곳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청소년회복센터는 비행소년들을 부모와 가족을 대신해 보살피는 대안 가정이다.
그는 비행소년들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모 일간지에 연재했던 '천종호 판사의 소년재판 이야기'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라는 소책자에 실렸던 글을 보완하고 다듬어 책을 완성했다.
천 판사는 2010년 2월 창원지법 소년부에 부임한 후 올해 2월 부산가정법원으로 옮겨서도 줄곧 소년재판을 맡고 있다. 그는 창원지법 시절부터 비행 청소년들을 보호해줄 청소년 회복센터 만들기에 집중해 최근까지 부산ㆍ경남 지역에 11개의 청소년 회복센터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비행 청소년의 대부'라는 별명도 얻었다.
천 판사는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한 축인 비행소년에 대한 이해가 넓어져 이들을 보듬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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