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들이 들어선 서울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이 인근 골목 상권을 의미하는 속칭 ‘세로수길’에 비해 매출이 두 배 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비씨카드가 6~8월 가로수길과 세로수길 가맹점 700여개의 매출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결과 가로수길에서 발생한 매출액이 전체의 66%를 차지해 세로수길(34%)보다 월등히 높았다. 쇼핑 명소인 가로수길에 대기업의 대형 의류브랜드와 커피전문점 등이 들어오면서 매출 규모가 작은 소점포들이 가로수길 뒤쪽 골목인 세로수길로 밀려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쇼핑이 주를 이루는 가로수길에서는 여성의류업체 매출이 가장 높았고, 음식 업종이 뒤를 이었다. 가로수길에는 최근 여성의류업체로 분류되는 대기업의 제조ㆍ유통일괄형 의류(SPA)브랜드인 자라, 포에버21 등 10여곳이 대거 입점했다.
반면 세로수길에서는 음식 업종이 강세다. 개성 있는 작은 음식점들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가로수길의 경우 여성의류업체 가맹점 수가 음식점보다 3.6배 더 많기 때문에 여성의류매출이 높게 나올 수 있다”며 “하지만 세로수길은 의류업체와 음식점 가맹점 수가 비슷한데도 불구하고 음식점이 훨씬 더 매출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시간대별 매출액 분석결과에서도 두 길의 차이는 극명하다. 쇼핑을 많이 하는 가로수길에서는 오후 3~8시 매출액이 가장 높았고, 세로수길은 저녁 시간인 오후 6~11시 사이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38.4%)와 30대(32.6%) 등 젊은층의 매출액이 가장 많았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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