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리먼 브러더스 사태 관련 수사가 흐지부지된 채 고발 시한이 끝나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 보도했다. NYT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발생 5주년(15일)을 앞두고 있지만 증권거래 감독 당국의 조사가 무혐의 종결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08년 파산 직전까지 14년간 리먼 브러더스의 회장과 최고 경영자를 역임한 리처드 풀 등 주요 인사들에게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정부 차원의 민사 책임 등을 일절 묻지 않고 지난해 모든 조사를 종결했다.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가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2008년 파산해 시작한 금융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지는데 책임이 있는 인사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는 것이다.
NYT는 SEC 리먼 브러더스 수사팀의 총책임자인 조지 카넬로스 당시 뉴욕사무소장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관련자의 책임을 묻지 않고 조사를 마무리하려 하자 메리 샤피로 SEC 위원장이 제지했지만 결국 조사가 종결됐다고 전했다. 한시 임명직인 위원장이 상근직인 뉴욕사무소장의 결정을 막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SEC 내부 분위기에 샤피로 위원장이 굴복했다는 것이다. 샤피로 위원장은 임기가 2014년 6월까지이지만 지난해 12월 돌연 사퇴했다.
NYT는 SEC가 리먼 브러더스 사태 관련 문서를 1,500만건 가량 검토하고 30여명의 증인을 확보했으며 고발 요건도 까다롭지 않은 상태에서 고발을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리먼 브러더스 임직원들이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파산법원 판결 뒤에 나온 SEC의 무혐의 결론은 금융 관련 범죄 처벌이 어렵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