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두환 "추징금 완납"] 추징금 1672억 넘는 재산 확보… 제 가격 다 받게 단계적 처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두환 "추징금 완납"] 추징금 1672억 넘는 재산 확보… 제 가격 다 받게 단계적 처분

입력
2013.09.10 12:10
0 0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10일 미납 추징금 완납을 위한 재산 납부 계획을 검찰에 밝히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16년여 만에 추징금 전액 환수가 가능하게 됐다. 온갖 꼼수를 동원해 버티던 전씨 일가가 검찰과 여론의 압박으로 백기 투항했지만, 향후 절차가 복잡해 이들 재산이 완전히 국고로 환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이 압류한 전씨 일가의 재산은 900억여원 상당이다. 여기에 향후 전씨 일가가 자진 납부할 803억여원의 재산을 더하면 총 1,703억원으로,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상회한다. 그러나 1,703억원은 검찰이 현재 시가를 근거로 재산 가치를 추산한 것일 뿐이다. 실제로 전씨 일가 재산 대부분이 장남 재국씨 소유의 경기 연천군 허브빌리지 같은 부동산이거나 전 전 대통령 소유의 이대원 화백 그림 등 미술품이어서 향후 공매에서 얼마에 팔릴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1,672억원 이상일 수도, 그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검찰은 한국자산관리공사등과 협의해 TF팀을 구성, 전씨 일가 재산을 가능한 한 높은 가격으로 처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본적으로 자산관리공사의 감정 이후 인터넷 공매시스템을 이용해 절차를 진행하되, 경우에 따라 수의계약 형태로도 재산을 처분해 환수액을 늘린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은 전씨 일가 재산을 일괄 매각할 경우 가격 폭락의 우려가 있어 이날 제출된 납부 계획을 검토한 뒤 우선 순위를 정해 단계적으로 처분할 방침이다.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는 "자산관리공사 관계자와 면담한 결과 (재산 처분에 걸리는 시간이) 짧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10~20년씩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답을 들었다"며 "서둘러서 제 가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없도록 신중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재산을 처분했음에도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채우지 못한다면, 전씨 일가는 추가 재산을 납부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전씨 일가의 비자금 수사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어서 전씨 측에서도 검찰에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장남 재국씨는 이날 검찰에 재산 납부 계획을 설명한 뒤 청사를 빠져나오면서 "완납될 때까지 가족들 모두 힘을 합쳐서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검찰에 말했다"고 밝혀 납부 재산이 추징금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논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전씨 일가의 자진 납부 발표로 3개월 간의 추적이 일단락됐지만, 검찰은 "기본이 서면 길이 생긴다"는 유자의 '본립도생(本立道生)'이라는 글귀를 인용하며 계속 수사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검사 9명에 수사관 30여명으로 구성된 서울중앙지검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10월까지 이 규모를 유지하면서 전씨 일가의 해외 은닉 부동산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전씨 일가가 앞으로 납부 재산에 대한 환수 각서를 작성하는 것과 별개로, 피의자로 검찰청에 소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형준 팀장은 "(이번 환수 작업은) 과거 잘못을 바로잡고 원칙과 기본을 세워서 대한민국의 미래 향한 길을 만드는 작업"이라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