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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9월 11일] 텃밭 버스 '피노키네틱'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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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9월 11일] 텃밭 버스 '피노키네틱'의 교훈

입력
2013.09.1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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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버스 영상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영상 속의 버스는 세계 최초의 텃밭 버스 '피노키네틱'으로 버스의 지붕에 텃밭을 가꿔 채소를 재배하는 그야말로 기막힌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킨 버스다. 스페인에서 운행을 시작한 이 버스는 채소 재배는 물론 도시의 공기도 정화하고 탄소배출량 감소에도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차내 온도를 3.5도 낮추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게다가 잉여공간을 활용해 부족해져 가는 도심 속 녹지를 대신해 도시민들에게 녹음을 선사하고 있으니 환경을 위해서나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도 두루 환영받을 만하다. 그네를 타면 빛과 음악이 흘러나오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그네 타는 버스 정류장'은 기다림의 상징인 버스 정류장의 지루한 이미지를 깨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고정관념을 깨고 세상의 빛을 본 이들은 창의적 아이디어, 발상의 전환이 어떻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우리 삶을 편리하고 즐겁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단적이 예들이다.

한국사회도 그 어느 때보다 창의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치, 경제, 사회, 산업 등 모든 분야의 화두가 된 창조경제는 기본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창조경제를 구체화할 수 있는 가장 명료한 방향성은 융합에 있다. 버스와 텃밭, 그네와 정류장처럼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분야를 새로운 아이디어가 매개가 되어 융합하면 이처럼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창출하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이종 산업간 융합이 창조경제의 핵심 수단이라는 것에 누구도 반기를 들기 어려울 것이다. 경제 발전에 있어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중요성은 경제학의 창시자인 아담 스미스도 이미 오래 전에 언급한 바 있다. 그가 국부론을 통해 "한 나라의 진정한 부의 원천은 그 나라 국민들의 창의적 상상력에 있다"라고 한 것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한 융합 신 시장 창출이 절실한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에 가장 적절한 문구인 듯하다.

이처럼 융합이라는 세계경제의 큰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는 산업융합촉진법을 제정하고 융합촉진전략을 펼치며 대응해왔다. 하지만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산업간 융합이 활성화되고 새로운 시장과 가치가 창출되어 창조경제가 범국가적으로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보상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의 주관으로 최근 개최된 산업융합국제컨퍼런스의 기조연사로 참여했던 존 호킨스 박사는 개인의 상상력을 강조하면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위한 보상체계와 조직 구조 마련이 필요함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창조경제 시대에는 실물이나 금융자산보다 지식자산의 중요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기업과 개인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보상하기 위해 정부는 제도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기업전반에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난 달 창조경제 일자리창출 특별위원회가 발표한 입법과제 중 창의적 아이디어 보호와 실용화가 6개 분야 입법과제 중 하나로 포함된 것은 반길 만하다. 중소기업 아이디어 탈취방지제도, 지식재산 보호제도와 같은 법적 제도 마련과 함께 꾸준히 늘고 있는 지적재산권의 출원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요구된다.

지적재산권이 보호되지 않은 상황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것은 무의미할 뿐 아니라 그로인해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인 산업융합이 만개할 기회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구현되는 열린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틀을 깨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진정한 융합의 신세계를 맞이하고 궁극적으로 창조경제의 패러다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손웅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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