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구단 체제로 시작한 2연전 레이스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달 6일부터 시작한 2연전은 오는 15일로 끝난다. 이후 일정은 우천 순연된 경기 편성이다. 일주일에 최대 세 번이나 짐을 싸서 이동해야 하는 잦은 이동으로 선수는 피로 누적, 감독은 선수 운용에 애를 먹었다.
힘든 레이스 속에도 희비는 갈렸다. 잘 버텨낸 팀은 후반기 순위 싸움에 가세한 반면 그렇지 못한 팀은 한 발짝 물러섰다.
2연전 성적 1위 SK, 깨어난 '가을 DNA'
SK가 2연전을 맞아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줄곧 7위 자리에 머물던 SK는 차곡차곡 승수를 쌓더니 6위 KIA를 밀어내고, 어느새 5위 롯데까지 제쳤다. 9일 현재 2연전 성적은 17승1무5패(승률 0.773)로 가장 좋았다. 멀게만 보였던 '가을 야구'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가을 DNA'가 놀라웠다. 투타 짜임새가 안정됐다. 팀 타율은 2할7푼1리로 4위, 팀 평균자책점은 2.77로 1위를 기록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주역인 최정, 김강민, 박정권 등이 불 방망이를 휘둘렀다. 두터운 5선발에 이은 철벽 불펜진이 마운드를 든든히 지킨다.
이만수 SK 감독은 "선수들이 이렇게 2연전에서 힘을 낼지 나조차도 몰랐다"며 "낮은 순위에 선수들의 자존심이 많이 상했나 보다. 그래서 자석처럼 똘똘 뭉친 것 같다"고 말했다.
LG-두산-넥센의 서울 찬가, 삼성-KIA 울상
올 가을 야구장에 '서울 찬가'가 울려 퍼질 조짐이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LG와 두산, 넥센이 모두 4강 안정권에 들어있다. 4위 넥센과 5위 SK의 승차는 4.5경기. 팀 당 20경기 안팎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에서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
SK가 2연전에서 기적의 레이스를 펼칠 때 이들 세 팀도 뒤처지지 않고 순항했다. 때문에 격차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두산이 15승10패(0.600), LG가 15승11패(0.577), 넥센이 14승1무11패(0.560)로 힘겨운 일정을 잘 견뎠다.
3연속 통합우승을 향해 순항하던 삼성은 2연전 들어 10승14패(0.417)로 주춤했다.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했던 삼성이 승수 쌓기를 실패하자 선두 추격을 허용했고, 급기야 LG에 1위 자리까지 뺏겼다. 삼성은 하위 팀인 NC와 KIA에 1승3패로 덜미를 잡힌 것이 컸다. 시즌 초반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KIA는 부상 선수 속출로 9개 구단 중 가장 저조한 성적(7승19패ㆍ0.269)으로 추락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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