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청 "김조광수 커플 혼인신고 접수할 것"

7일 서울 청계천 광통교에서 동성 커플로는 최초로 공개 결혼식을 올린 영화감독 김조광수(48)씨와 영화배급사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29)씨의 혼인신고 접수가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부부 인정은 별개의 문제다.

서대문구는 김 감독 커플이 혼인신고를 하면 정상적으로 접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9일 밝혔다. 구청 관계자는 "가족관계등록법, 민법 등 관련법률 검토 결과 동성결혼에 대한 규정이 없어 접수 자체를 거부할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당초 김 감독 커플은 구청에서 혼인신고가 반려될 것으로 예상, 행정소송과 헌법소원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날 구의 판단에 따라 접수증은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 커플이 법적으로 부부가 될 것인가의 판단은 법원에 달렸다. 등록 결정권은 구청에 있지만 서대문구는 접수 후 법원에 유권해석을 맡긴다는 방침이다. 관련법은 부부를 남녀로 명시하지 않았고, 헌법 제36조에 '혼인은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된다'는 언급이 있으나 양성이 남녀를 규정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서부지법 관계자는 "논의 전이라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면서도 "상식과 관습에 비춰보면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감독 커플은 변호인단의 조언을 받아 혼인신고서를 보완해 조만간 구청을 방문할 예정이다.

손효숙기자 sh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