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8, 9일 연이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인근에 항공기를 띄우며 일본을 자극하고 나섰다. 11일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1주년을 앞둔 의도적인 무력시위 성격이 짙어 양국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교도통신은 9일 중국 국적으로 보이는 무인기가 이날 오전 센카쿠 열도 북동쪽 200km 지점에 도달, 수시간 동안 비행한 뒤 중국 대륙 방향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방위성 통합막료간부(합참)도 "국적불명의 무인기 한 대가 이날 센카쿠 주변 일본 방공 식별권에 진입했다"며 "기체에 국적이 명시돼있지 않아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앞서 8일 오전에는 중국군 H6 폭격기 2대가 오키나와(沖繩) 본섬과 미야코지마(宮古島) 사이를 통과,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왕복 비행했다.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중국 폭격기가 중국의 대미 군사 방어선인 제1열도선(규슈∼오키나와∼대만)을 넘어 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도 "중국 항공기의 영공침범은 없었다"고 밝혔다.
8, 9일 중국 항공기의 잇따른 출현에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전투기가 긴급발진(스크램블)하는 등 양국간 신경전이 날카롭게 이어졌다.
양국 정부간 신경전도 팽팽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9일 "영토, 영해, 영공을 지키는 관점에서 엄정한 경계태세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했고,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장관은 "경계, 감시 능력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국적물명의 무인기가 센카쿠에 출현한 사실에 대해 "사태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H6 폭격기의 전날 동중국해 비행에 대해 "인민해방군 해군기가 서태평양에서 연간 계획에 따른 정례적인 훈련을 했을 뿐이며, 특정 국가나 목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계획에 따라 유사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는 지난 해 9월11일 센카쿠 열도 내 우오쓰리시마, 미나미코지마, 기타코지마 등 3개 섬을 개인 소유자로부터 20억5,000만엔에 매입, 국유재산으로 등록했다. 노다 전 총리는 일본의 대표적 우익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石愼太郞) 당시 도쿄도지사가 이 섬을 도쿄도 차원에서 매입하려는 것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강변했다.
반면 중국은 이를 중대한 현상변경 조치로 간주, 중국 해군 선박과 공군기를 센카쿠 근해에 진입시키며 맞서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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