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중앙정부로부터 독립을 추진 중인 카탈루냐의 주도 바르셀로나가 8일(현지시간)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했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에서 탈락한 뒤 하루 만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사비에르 트리아스 바르셀로나 시장은 이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는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며 "스페인올림픽위원회도 동계올림픽 유치를 향해 나갈 준비가 돼 있는지 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호르디 헤레우 전 바르셀로나 시장은 마드리드가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하기 전인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계획을 밝힌 적이 있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인근 피레네 산맥과 연계해 '바르셀로나-피레네'를 후보지로 내세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트리아스 현 시장도 올해 초 마드리드가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 동계올림픽 유치전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바르셀로나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카탈루냐 주정부의 지원을 받을 방침이다.
바르셀로나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즉각적으로 선언한 배경에는 카탈루냐의 독립 문제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페인 동북부 자치지역인 카탈루냐는 스페인 국민총생산의 25%를 차지한다. 카탈루냐 주의회는 1월 카탈루냐 주민들이 카탈루냐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주권선언을 통과시킨 뒤 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추진해왔고 중앙정부는 분리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이 문제를 헌법재판소에 회부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의 경쟁관계도 동계올림픽 유치 선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마드리드는 이제껏 세 차례 하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반면 바르셀로나는 1992년 하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바르셀로나는 올림픽을 치르면서 도시 해안지역을 리모델링하고 교통 등 기반시설에 집중 투자해 유럽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났다.
현재까지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희망한 곳은 바르셀로나 외에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우크라이나의 리비프 등이 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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