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에서 힌두교와 이슬람 주민의 유혈충돌로 이틀새 최소 28명이 사망했다. 당국이 군병력을 투입하고 통행금지령을 내렸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은 채 주변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도 28개주 중 최다 인구(2억명) 지역인 우타르프라데시는 1992년에도 힌두교 신자들의 이슬람사원 파괴로 촉발된 종교 분쟁으로 2,000명 넘게 사망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성희롱이었다. 인도 언론 인디아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무자파르나가르시(市) 카왈 마을에서 여성을 성희롱하던 힌두 청년 2명이 살해됐다. 범인 검거가 늦어지자 마을의 힌두 주민 수천명이 7일 오후 주의회 다수당인 이슬람 계열 사마지와디당을 성토하는 대책회의를 가진 뒤 귀가하다가 총칼로 무장한 무슬림 측 공격을 받으면서 양측의 유혈충돌이 촉발됐다. BBC방송은 숨진 청년 2명이 집단구타를 당하는 것 같은 가짜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사태가 더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주말인 7, 8일 이틀 동안 현지 방송기자, 경찰을 포함해 28명이 죽고 50여명이 부상했다.
당국은 군병력 800명을 투입, 100여명을 폭력혐의로 검거하고 무기 압수를 위한 가택 수색에 나섰다. 그러나 9일 무자파르나가르 인근 샤믈리, 미루트시에서도 충돌이 일어나는 등 힌두-이슬람 폭력 사태는 계속 번지고 있다. 아시시 굽타 주 경찰총장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루머가 확산되고 있어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사마지와디당은 힌두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바라티야자나타당 지도자들이 자극적 언사로 긴장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수실 쿠마르 신데 내무장관은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종교 갈등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동향을 예의주시하라고 각 주정부에 지시했다.
지난달에도 비하르 주에서 사상자 24명이 발생하는 등 인도에서 힌두-이슬람 신자 간 유혈충돌은 고질적 문제다. 올해 들어 양측이 일으킨 충돌은 451건으로, 지난해 410건을 이미 넘어섰다. 인도 12억 인구 중 힌두교 신자 비율은 80%, 무슬림은 13%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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