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개발 중인 재래식글로벌신속타격(CPGS)미사일의 주요 타격 목표에 북한이 포함돼 있다고 미국의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이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CEIP가 3일 CPGS 무기의 개발 현황과 문제점을 다룬 197쪽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CPGS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추진체를 이용하되 재래식 탄두를 탑재한 뒤 초음속으로 날아가 전세계 어디든 1시간 안에 타격할 수 있는 신개념 미사일이다.
현재 미국은 크루즈 미사일 또는 폭격기를 이용하거나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ICBM을 발사하는 2가지 방법으로 북한, 이란 등 장거리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크루즈 미사일은 목표물까지 날아가는데 10시간 이상 걸리는 등 속도가 느려 신속 대응이 어렵다. ICBM은 탄두가 재래식인지 핵인지 알 수 없는 '탄두의 모호성' 때문에 상대 국가가 핵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목표를 신속하게 타격하면서도 탄두의 모호성을 해결하기 위해 CPGS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과 중국의 위성공격용 무기가 도입의 근거가 되고 있다"면서 CPGS가 북한 핵무기에 대응한 선제공격 혹은 보복공격에 사용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차단하기 위한 선제공격 시 북한의 대응 시간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기습 방안으로 활용하거나, 동시에 핵 공격을 감행한 북한의 2차 공격을 막는데 CPGS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이 발사 전 연료를 주입하는데 30~90분 걸리기 때문에 CPGS로 대처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도 CPGS의 너무 빠른 속도가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발사한 CPGS가 자국 영토로 향하고 있다고 보거나 핵무기 공격인 것으로 오인할 수 있어 자칫 걷잡기 힘든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전략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만큼 본격 배치 이전에 추가 연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2011년 첫 모델인 초음속 타격무기(AHW)의 시험발사에 이어 올해 5월 극초음속 비행체 X-51A 웨이브라이더를 시험하며 CPGS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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