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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두 부부 모이면 경비함 1척 몰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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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두 부부 모이면 경비함 1척 몰 수 있죠"

입력
2013.09.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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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해양경찰서 강화파출소 신현진(30) 경장과 인천해양경찰서 해상안전과 신현정(26) 순경은 자매다. 이들의 배우자도 모두 해양경찰관이다. 언니 남편 조찬희(35) 경장은 인천해경 P-12정에서, 동생의 남편 제해열(26) 순경은 부산해경 경무기획과 소속이다. 해양경찰청과 산하 경찰서에서 자매 와 자매의 배우자 모두가 해양경찰관인 건 처음이다.

10일로 창설 60주년을 맞는 해경이 여성 경찰관을 채용한 것은 창설 후 33년이 지난 1986년 5월. 여경의 경비함정 근무를 허용한 것도 불과 10년 전이다. 지금도 전체 해양경찰관 8,469명 중 여경은 479명(5.7%)밖에 안 된다. 해경 자매도 신 경장 자매를 포함해 두서넛뿐이다.

높은 '금녀의 벽'을 허문 이들 자매는 모두 목포해양대를 졸업한 뒤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해양경찰관이 됐다. 언니가 고교 때 목포해양대 입학설명회에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신 경장이 먼저 목포해양대에 입학했고, 언니의 권유에 따라 동생이 4년 뒤 같은 학교에 진학했다.

2005년 해경에 입문한 신 경장은 이후 2년간 인천해경 1,500톤급 경비함에서 근무했다. 불법조업 단속에 저항하는 중국어선들이 경비함을 공격하는 등 긴박한 순간을 겪은 적도 부지기수다. 2010년 해경 정복을 입은 신 순경은 해경 최대 경비함인 5,000톤급 삼봉호에서 2년 6개월간 근무하며 독도 경비를 맡은 경험이 있다. 1주일에 2, 3회씩 독도 근해에 출몰하는 일본 순시선의 이동경로를 채증하는 작업을 수행했던 그는 이후 인천해양경찰서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의 배우자도 둘 다 해양경찰관을 선택했다. 해경 동기생인 신 경장 부부는 교육과정 중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결혼했고, 신 순경 부부는 지난해 해경 홍보대사 모집 때 후보자로 뽑힌 것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경비함 기관실에서 엔진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은 신 경장과 제부 제 순경이 기관직이고, 신 순경과 형부 조 경장이 항해직이어서 4명이 모이면 배 1척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신 경장은 9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눈에 잘 띄지 않고 화려하지 않아도 맡은 소임을 묵묵히 수행하는 해양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했고, 동생 신 순경도 "해경 최초의 자매 부부 경찰관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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