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살인교사 혐의로 수배 중인 재중동포가 한국으로 도피해 불법 사채업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채무자가 제때 돈을 갚지 않을 경우 감금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도박자금을 빌려주고 채무자를 감금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중국 국적의 김모(42)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오모(30)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3일 서울 모 호텔 카지노에서 역시 재중동포인 피해자 김모(42)씨에게 3일 간의 선이자 10%를 받고 도박자금 2억6,000만원을 빌려준 뒤 이중 1억4,200만원을 받지 못하자 지난 1~3일 이 호텔 객실에 김씨를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김씨에게 "중국에 연락해 돈을 가져오라"고 협박하며 교대로 감시했다.
경찰 조사결과 베이징의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김씨는 지난해 9월 지인을 시켜 평소 감정이 좋지 않던 같은 업소 직원을 살해한 후 수배가 내려지기 전 한국으로 도주했다. 중국 수사당국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공조수사 요청을 하지 않은 탓에 김씨는 아무 문제 없이 재외동포(F4) 비자를 받고 입국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한국에 온 뒤 약 10개월 간 이 호텔 카지노 등에서 수억 원을 탕진하고 불법 사채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도박장이 해외 수배자들의 은신처나 활동자금 수입처로 악용되고 있어 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형기를 마치는 대로 중국 수사당국에 신병을 인도할 예정이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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