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군 용담호 수몰민들의 애환과 추억을 담은'용담호 사진문화관'이 11일 문을 연다.
진안군은 용담댐 건설로 인한 수몰민의 향수를 달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정천면 모정휴게소를 고쳐 사진문화관으로 바꾸었다고 9일 밝혔다.
이 문화관에는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 이철수(60)씨가 댐 공사 착수 전인 1995년부터 2001년 준공 때까지 7년여동안 삶의 현장을 누비며 촬영한 사진 2만4,000여장과 수몰현장에서 수집한 생활용품 2,500여점이 전시된다.
개관 기념 전시회는 '물에 담긴 고향, 사진에 남은 사람'을 주제로 열린다.
마을 산천과 집, 빨래터, 줄넘기하는 어린이, 나물 캐는 할머니, 생일잔치, 농부의 일상, 정겨운 마을회관 등 수몰로 사라진 정겨운 풍경을 볼 수 있다. 또 빨래터에서 웃는 아낙, 이삿짐을 쌓아놓고 이웃과 눈물의 인사를 하는 사람, 댐 공사를 반대하는 할머니의 절규, 허물어져 내린 집 앞에서 소주를 들이키는 할아버지의 슬픈 표정 등 수몰민의 생생한 모습도 전시된다.
2층 전시실에는 수몰지역 가정에서 수집된 문패, 일기장, 땅문서, 족보 등 일상적인 것뿐 아니라 일본강점기 용담댐 건설을 반대하는 탄원서, 농지상환문서 등 이씨가 작품 활동을 하며 수집한 생활유품도 전시해 당시의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씨는 "촬영부터 작업까지 많은 시간을 쏟았지만 수몰민의 삶의 애환을 만분의 일도 담지 못했다"며 "용담호사진문화관이 수몰민의 향수를 달래주는 따뜻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조5,889억원의 사업비와 연인원 130만여명이 투입된 용담댐 공사로 진안군 진안읍, 상전면, 용담면, 안천면, 정천면, 주천면 1읍 5면 68개 마을이 수몰되었고 2,864가구 1만2,000명이 조상 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떠났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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