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산악구조대원들로 구성된 직지원정대(대장 박연수)가 4년 전 히말라야에 신루트를 개척하러 나섰다 실종된 고(故)민준영·박종성 대원의 도전 정신을 기리는 추모 원정에 오른다.
직지원정대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지역 히운출리(해발 6,441m)를 찾기 위해 13일 네팔로 출국한다. 히운출리는 두 대원이 실종된 산이다. 이번 추모 원정대에는 유족과 동료 산악인 등 17명이 참여했다.
원정대는 두 대원의 도전 출발점이었던 히운출리 북벽 시작 지점(해발 5,000m)을 찾아 차례를 지내고 티벳불교 의식인 라마제를 통해 두 대원의 넋을 위로할 참이다. 차례상을 올리기 위해 원정 기간을 추석에 맞췄다.
원정대는 두 대원을 기리는 추모비를 현 위치에서 베이스캠프 쪽으로 약 200m가량 아래로 옮길 예정이다. 추모비는 실종 이듬해 높이 1.5m크기의 돌탑으로 세워졌는데,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급속하게 녹아내리면서 유실 위험에 처했다.
하산 길에는 안나푸르나 지역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용품, 의료품 등을 전달하고 두 대원의 도전정신을 알릴 생각이다.
원정대는 특히 알파인 방식을 고집한 두 대원의 개척정신을 잇기 위해 직지원정대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겠다는 결의를 이번 원정에서 다지겠다는 각오다.
박연수 대장은 "외롭게 안나푸르나를 지키고 있는 두 친구에게 안부도 전하고 소주 한잔 따라주고 싶다"며 "그 동안 중단했던 직지원정대 도전을 내년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약속도 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2009년 9월 히운출리 북벽에 신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등반에 나섰던 두 대원은 수직벽이 막 시작하는 지점에서 베이스캠프와 마지막 교신을 한 뒤 실종됐다. 히운출리 북벽은 암벽과 빙하벽이 1,500m가까이 이어진 난코스로, 지금까지 세계 어느 산악팀도 등정하지 못한 곳이다. 직지원정대는 청주에서 간행된 직지심체요절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2007년부터 히말라야 무명봉을 등정하거나 신루트를 개척해 직지 이름을 붙이는 도전을 해오다 두 대원 실종 이후 도전을 중단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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