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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디스전, 아이들 다투는 수준… 메시지가 없는 음악은 문제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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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디스전, 아이들 다투는 수준… 메시지가 없는 음악은 문제 있죠"

입력
2013.09.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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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힙합 1세대로 불리는 조PD(조중훈ㆍ37)가 생각하는 '디스(무례, 결례를 의미하는 disrespect의 준말로 랩으로 상대방을 비난해 깎아 내리는 것)'란 어떤 것일까. 2년 만에 새 앨범 '인 스타덤 V 3.0'을 내놓는 그를 만나 최근 국내 힙합 음악계를 뒤흔들고 있는 디스에 대해 먼저 물었다. 디스가 인신 공격이 아니라 랩의 기술적인 측면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는 동의하지 못한다고 했다.

"음악에서 중요한 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겁니다. 그런데 요즘엔 이야기나 메시지가 없고 기교만 현란한 힙합이 많아요. 디스의 내용도 아이들 다투는 수준이고 욕만 많습니다. 디스를 하려면 사생활이 됐건 뭐가 됐건 핵심을 겨냥해서 상대를 쓰러뜨릴 정도로 몰아붙여야 해요. 그게 디스라고 생각합니다."

신곡 '썩은 XXX 3'에서 그는 가사에 쓴 것처럼 '사짜들의 세계'를 꼬집는다. 알맹이 없는 힙합을 하는 젊은 음악인들도 포함된다. 조PD는 "최근의 디스 전과 무관한 곡이긴 하지만 물질 지향적인 요즘 힙합 음악을 비판한 요소도 있다"고 했다.

힙합 1세대답게 디스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마다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조PD는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과 서로의 실력을 놓고 디스를 주고받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그건 한때의 '게임'일 뿐이라는 듯 그는 지드래곤을 뛰어난 음악인이라 칭찬하며 "독특한 톤에서 오는 발음과 리듬감이 뛰어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디스 한 버벌진트와 함께 음반을 제작한 적도 있다.

한동안 조PD는 래퍼가 아닌 제작자였다. 제작에 전념한 건 2009년부터다. 통산 8집인 이번 앨범 제목을 1, 2집과 같이 '인 스타덤'으로 한 것도 래퍼로 활동했던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어서다. 회사 경영에 전념해야 하는 평일을 제외하고 주말에 녹음실에 틀어 박혀 한 곡 한 곡 만들었다. "최근 많은 일을 겪으며 앨범으로 풀어 낼 만한 이야기가 충분히 쌓여 있었어요. 다시 곡 작업을 하면서 음악을 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의미인지 알게 됐어요."

앨범에는 인트로 형식의 첫 곡을 제외하고 총 5곡이 실렸다. 펑크 록, 고전적인 R&B, 펑키 리듬의 뉴 디스코, 미디엄 템포 발라드, 올드스쿨 힙합 등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10년 넘게 음악 생활을 하며 느낀 소회가 곳곳에 담겨 있다. 데뷔 초부터 유지해 왔던 또렷한 비판 정신과 날 선 가사는 여전하다.

"이 앨범에 담긴 건 제가 살고 있는 인생의 한 단계가 아닐까 싶어요. 이제 곧 마흔인데 나만 할 수 있는 음악이 뭘까 생각하곤 하죠. 아마도 그건 20대의 래퍼가 아닌 저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겁니다."

제작자로서 스타덤엔터테인먼트를 이끌고 있는 그는 최근 소속 그룹이었던 블락비와 전속계약, 수익금 정산 문제를 놓고 홍역을 치렀다. 8개월간의 분쟁은 블락비가 새 소속사에 둥지를 트는 것으로 마무리됐고, 그는 곧 데뷔할 13인조 신인 그룹을 위해 정신을 쏟고 있다. 조PD는 "제작자가 되고 나서 약간 쉽게 본 것도 없지 않은데 이제 어느 정도는 힘든 산을 넘은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경영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고 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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