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문화예술계가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주목하는 이유의 하나는 쓸모없이 버려진 콘크리트 공장을 전시장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축제의 주무대인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해방직후인 1946년 건립된 국내 최대 규모의 담배공장이었다. 연면적 8만4,000㎡의 육중한 건물 안에서 3,000여명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해 17개국으로 수출하는 근대산업의 요람이었다. 그러나 산업화의 새로운 변화에 밀려 2004년 문을 닫은 뒤 폐허로 방치되면서 도심 속 애물단지로 둔갑했다.
하지만 이 건물은 더 이상 흉물스런 콘크리트 덩이가 아니다. 2년 전 청주공예비엔날레 전시장으로 처음 활용되면서 문화공간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거칠고 야성적인 노출 콘크리트가 창의적인 공예작품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최고의 전시장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정부는 옛 청주연초제조창의 활용 사례를 1,400여개 지역발전 사업 중 최우수 사업으로 선정했고, 청주시는 높은 층고와 두터운 외벽 등의 장점을 활용해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수장보존센터)을 유치했다.
이 같은 가치를 인정해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찾아 ‘문화융성, 폐허에서 감성으로’란 주제의 국제포럼(10월 11,12일)을 연다. 폐건물을 도심재생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포럼에는 아세프의 장센 사무총장을 비롯해 덴마크의 문화기획자 아마레스와 갈라 인클루시브박물관장이 참여한다. 일본의 대표적 창조도시인 요코하마의 요코하마뱅크아트 오사무 이케다 대표, 중국 상하이 창의산업센터의 쩡치앙 허 등 각국의 문화기획ㆍ행정가가 발제와 토의에 나선다.
청주시문화재단은 포럼에서 나온 방안을 연구자료로 활용하고, 참가한 주요 기관ㆍ도시와 문화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참이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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