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대치 국면이 추석연휴 전에는 해소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은 상황 인식에서부터 해법에 이르기까지 간극이 넓지만, 추석 연휴 전엔 어떤 식으로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여권 내 실세인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만남이 주목받는 이유다.
외견상으로는 대치 정국의 물꼬가 언제 어디서 트일지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우선 여야는 6일 최 원내대표가 전날 밤 예고 없이 서울시청 앞 천막당사를 찾아 김 대표를 만난 것을 두고 엇갈린 해석을 내놓았다. 최 원내대표와 동행했던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접점을 찾아가는 데 있어 유익한 자리였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반면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별다른 해법도 없이 왜 왔는지 모르겠다"면서 "정국을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읽히지만 기대를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양측의 상황 인식에서는 대치 정국의 장기화 가능성도 읽힌다. 새누리당은 대치 정국의 정점이 지났다고 보는 데 비해 민주당은 이제야말로 국정원 개혁의 불씨를 지필 때라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의 회동을 두고도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 귀국 후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을 상정하지만, 민주당은 국정원 문제를 풀기 위한 단독회담이 먼저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경색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 물밑 조율 가능성이 주목된다. 특히 박 대통령의 의중이 절대적인 만큼 여권은 12일 귀국 이후를 대비한 준비에 착수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최 원내대표와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청와대와 직접 조율이 가능한 친박 성골로 꼽힌다. 민주당 고위당직자는 "최 원내대표가 김 대표에게 '나는 예스맨이 아니다'라고 얘기하던데 뭔가 의미를 두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도 지난 4일 오후 친분이 있는 민주당 의원들을 만났다. 한 참석 의원은 "박 수석이 '어떻게든 추석 전에 (대치 정국을) 풀어야 하지 않겠냐.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정원 개혁 논의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이 다소 유연성을 보이는 듯하다. 공식적으로는 '국회 내 특위 설치 불가, 국회 정보위 차원 논의만 가능' 입장에 변함이 없다. 그러나 내부에선 정보위 내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위를 구성하거나 국회 차원의 특위 설치 여부를 여야간 협상의 대상으로 열어놓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단독회담만을 고집하진 않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까지 참여하는) 3자회담까지는 받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굳이 3자회담을 해야 되겠다면'이란 전제를 붙였지만 회담 형식에 대해선 융통성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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