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후 최초로 북한 지역에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가 이뤄질 전망이다.
통일부는 12~17일 평양에서 열리는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에서 북한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허가할 뜻을 표명했다고 6일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한역도연맹이 태극기 게양 및 애국가 연주 허용을 요구했고, 북한이 조선 역기협회장과 사무총장 명의로 선수단 신변안전 보장서와 함께 두 사안을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아시아역도연맹(AWF)을 통해 전해 왔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날 대회에 참가하는 대한역도연맹 소속 7개 클럽팀 선수 22명과 임원 14명, 역도연맹 관계자 5명 등 총 41명에 대한 방북도 승인했다.
우리나라가 북한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국가대표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08년 10월 경수유소년축구클럽과 북측 4·25 체육단 축구대표팀이 평양에서 유소년 친선경기를 치른 것이 마지막 체육행사 참가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철저히 불허해 왔다. 2008년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월드컵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남북대결에서도 북한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허용할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경기는 제3의 장소인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따라서 북한이 금기시해 온 두 사안을 전격 수용한 것은 최근의 남북 해빙 무드를 감안, 이산가족 상봉과 스포츠 등 비정치적 분야를 매개로 대화의 외연을 더욱 넓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남북은 1990년 경평축구대회를 44년 만에 부활시키면서 스포츠 교류를 시작한 이후 경색국면 속에서도 미약하게나마 명맥을 이어 왔다.
이번 대회도 3월 북한이 먼저 우리 선수단의 참가를 요청했고, 지난달에는 유엔스포츠개발평화사무국(UNOSDP)이 광주에서 개최한 유스리더십 프로그램에 청소년 3명과 인솔자 1명을 파견하기도 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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