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 자리잡은 유기농은 무병장수를 약속하는 마법의 단어다. 그러나 그 건강함이 어떻게 가능한지는 누구도 관심이 없다. 농부와 환경운동가, 생활협동조합 활동가 등이 공동으로 쓴 는 울분으로 차있다. 유기농을 고집하면서도 '싸고 크고 모양 좋은' 농산물을 포기하지 않는 소비자의 무지와 이기심때문이다. 강원 화천에서 농사를 짓는 저자 백승우씨는 조금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소비자 때문에 유기농이 망가지고 있다고 강변한다.
국제유기심사협회 심사원 유병덕씨도 국내 유기농 인증 심사제를 비판하며 거든다. 유기농 과정을 살피는 일본ㆍ미국과 달리 우리는 잔류 농약과 항생제를 심사기준으로 삼아 소비자의 오해와 불만만 불러온다는 것이다. 책은 결국 유기농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땅과 인간을 살리자는 초심을 잊고 건강 상품으로만 유기농을 대하는 소비자의 책무를 상기시킨다. 시금치ㆍ224쪽ㆍ1만1,000원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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