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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이야기/9월 7일] 작가의 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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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이야기/9월 7일] 작가의 이주

입력
2013.09.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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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신문을 보다가, 경기도 안성에 20여년 살고 계시던 고은 선생이 최근 수원시에서 마련해준 광교산 자락의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원시는 '인문학도시' 구현을 위해 작년부터 고은 선생에게 공을 들이면서 수원으로의 이주를 권유했다고 한다. 원주는 박경리 선생, 화천은 이외수 선생을 지원하면서 도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한 측면이 있다. 내게는 구리시 역시 돌아가신 박완서 선생님으로 기억되는 도시다. 앞으로 수원 역시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고은 선생이 거주하는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 그렇다면 수원시는 고은 선생을 모시면서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그것은 시 관계자들이 하기 나름이겠지만 나는 문단 후배 입장에서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예전에는 도시나 향리가 문인을 키웠다. 작가들은 자신이 나고 자란 도시 혹은 향리와의 교감과 조응을 통해 자신의 문학을 성장시켰으니까. 지금도 종종 문인들은 자신의 기원을 더듬기 위해 고향을 찾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은 작가가 도시를 키우는 것도 가능해진 것 같다. 그런데 이것이 문인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만은 보이지 않는다. 문인들에 대한 대접이 도시 홍보라는 좀 노골적인 이해관계에서뿐만 아니라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차원에서도 이루어졌으면 좋겠는데, 뭐라고 설명할 방법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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