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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업계 파업하는 사이… 미국 자동차 시장 폭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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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업계 파업하는 사이… 미국 자동차 시장 폭풍 성장

입력
2013.09.0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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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의 순풍을 타고 미국 자동차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엔고(高)에 힘입어 20%가 넘는 판매신장률을 기록했지만, 현대ㆍ기아차는 파업에 발목 잡혀 한 자리 성장에 그치고 말았다.

5일 자동차 시장조사 전문업체 '모터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시장에선 총 150만3,000대의 자동차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6.9% 신장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이던 2007년 10월 이후 최대폭 성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자동차가 최대 수혜 업종"이라고 말했다.

미국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많은 자동차업체들이 혜택을 누렸다. 특히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폭풍 질주가 눈부셨다. 지난달 혼다는 판매량이 무려 26.7%나 증가했고, 도요타는 22.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닛산도 22.3%에 달했다. 일본차 3총사가 모두 시장예상을 뛰어넘어 20%대의 폭발적 성장세를 구가했다.

미국 자동차업체들도 안방시장에서 선전을 거뒀다. GM은 14.7%, 포드도 12%의 판매신장률을 거뒀다.

하지만 현대ㆍ기아차는 속도가 더뎠다. 11만8,126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6.3% 증가에 그쳤다. 현대차는 8.2% 증가한 6만6,101대, 기아차는 4.0% 증가한 5만2,025대를 각각 판매했다. 판매증가율이 일본업체의 4분의1, 미국업체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뚝 떨어졌다. 현대ㆍ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7.9%를 기록, 작년 8월에 비해서는 0.7%포인트, 전달에 비해선 0.9%포인트나 빠졌다. 현대ㆍ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7%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 더구나 닛산(8%)에 밀려 점유율 순위는 7위로 떨어졌다.

이유는 역시 고질적 파업이었다. 임금ㆍ단체협상 실패로 노조가 부분파업에 들어가면서 생산차질이 빚어졌고 결국 수출물량도 급감,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회사측은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0일부터 이어진 노조의 부분파업과 잔업, 특근 거부로 생산차질 대수 5만191대, 1조225억원 생산 차질액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 업체들이 리콜 파문과 엔저 등으로 인해 주춤하는 사이 현대ㆍ기아차는 시장점유율을 비약적으로 늘려왔다. 품질경영에 기초한 '제값받기'전략이 통했고,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도요타 등이 리콜 후유증에서 벗어나 대대적 공세에 나서고 엔고까지 겹치면서, 일본 자동차는 작년 이후 잃었던 시장을 빠르게 되찾아가고 있는 상황. 현대ㆍ기아차는 그렇지 않아도 일본업체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파업까지 겹치면서 미국시장의 탄력을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노사관행이라면 일본차와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어렵게 쌓아온 품질경쟁력도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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