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선진국과 신흥국간 동반성장을 위한 G20 공조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연설을 통해 취임 후 첫 다자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콘스탄니노프스키궁에서 열린 정상회의 첫 세션(성장과 세계경제)에서 "세계 경제가 지금과 같이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신흥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선진국 경제도 함께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신흥국에도, 선진국에도 모두 이익임을 인식하고 한 배에 타고 있다는 공동체 의식 하에 G20 회원국간 공조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G20의 3대 정책공조 방향과 관련 ▦국제금융시장의 위기대응체제 강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G20 차원의 공동 재정전략 필요성 ▦세계경제의 동반성장을 위한 구조개혁과 무역자유화 노력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의 출구전략 가시화 등으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관련, "선진국은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경우 국제금융, 경제상황,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까지 감안해 보다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국제 조세 협력과 관련해 "G20이 합의한 '역외조세회피방지 액션플랜 이행'과 '글로벌 조세정보 교환모델의 개발'을 환영하며 한국도 합의 이행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G20이 세계경제의 지속적이고 균형 있는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개발도상국 현장에서 성과를 내야 함을 강조하면서 한국이 인적자원 개발과 인프라 분야 공약이행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다소 모멘텀이 약화된 G20의 위상과 기능 부활을 위해 선진국과 신흥국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이탈리아 엔리코 레타 총리와 양자회담을 갖고 디자인ㆍ패션 등 창조경제 협력 방안을 협의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를 받아냈다. 레타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박 대통령 취임 후 첫 유럽국가 정상과의 회담이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의 이튿날인 6일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주제로 한 제2세션에서 기조연설에 해당하는 선도발언을 통해 일자리 창출을 강조할 예정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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